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 빈그룹(Vingroup)을 이끄는 억만장자 팜 녓 브엉(Phạm Nhật Vượng) 회장의 두 아들이 베일법을 벗고 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들의 독특한 경영 승계 및 노동 가치관 교육 방식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재벌가 자제임에도 벽돌 나르기부터 시작해 철저한 성과주의 가이드라인 속에서 단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베트남 재계 및 빈그룹 인사 공시 보도 등에 따르면, 브엉 회장의 장남 팜 녓 군 안(Phạm Nhật Quân Anh)은 지난 5월 23일 자로 혁신 전기차 브랜드 빈패스트(Vinfast)의 이사회 의장(회장)으로 전격 부임했다. 군 안 회장은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한 뒤 빈펄(Vinpearl) 부사장, 빈패스트 생산 부문 부사장 등 핵심 직책을 두루 거쳤다.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브엉 회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군 안 회장은 학창 시절 여름방학마다 마당에 쌓인 벽돌을 나르고 그 대가로 100달러를 받는 등 철저한 노동 가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그룹 입사 이후에도 브엉 회장의 엄격한 지휘 아래 “업무 성과가 좋으면 승진하고, 능력이 부족하면 즉시 강등”되는 냉정한 검증 프로세스를 거치며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다졌다. 군 안 회장은 빈패스트 회장 취임사에서 “글로벌 운영 역량과 고객 경험을 고도화해 빈패스트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남인 팜 녓 민 호앙(Phạm Nhật Minh Hoàng) 역시 그룹의 신사업 메커니즘을 주도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학 시절 코로나19로 휴학하게 되면서 임시로 그룹에 합류했던 민 호앙은 빈패스트의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라는 도전적인 직책을 수행한 데 이어, 빈그룹이 지분 90%를 보유했던 친환경 서비스 기업 FGF(이후 GF로 변경 및 그린SM에 흡수합병)의 총감독(CEO)을 맡았다. 현재는 그룹의 핵심 기술 인프라 축인 빈스마트 퓨처(VinSmart Future)의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민 호앙 부사장은 본업 외에도 빈메탈(VinMetal), 빈스페이스(VinSpace), 빈에네르고(VinEnergo), 빈로보틱스(VinRobotics), 브이필름(V-Film), 빈벤처(VinVenture) 등 그룹의 다양한 미래 지향적 자회사 지분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초고속 철도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빈스피드(VinSpeed)에도 지분을 보태며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 다변화 가이드라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스 월드 베트남 2022 2위(준우승) 출신인 아오자이 미인 푸엉 니(Phương Nhi)와의 약혼 및 결혼 소식을 알리며 대중적인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
브엉 회장은 자녀들의 경영 참여에 대해 “반드시 대물림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일할 때는 남이나 가족이나 똑같다”라는 확고한 능력주의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잘하면 기회의 장을 아낌없이 열어주겠지만, 능력이 안 된다면 다른 사람이 일할 수 있도록 비켜서야 한다”라며 수천 명의 임직원이 일군 기업의 영속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로서는 아이들이 그저 타인을 배려하는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랄 뿐”이라며 엄격함 뒤에 숨은 깊은 가족 사랑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