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한 대학생이 개발한 혁신적인 음악 애플리케이션이 애플의 글로벌 개발자 대회에서 상위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미국 실리콘밸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8일 애플 및 현지 정보기술(IT) 업계 보도 등에 따르면, 하노이 과학기술대학교(하노이 공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레 녓 호앙(Lê Nhật Hoàng·22) 씨는 올해 애플이 주최한 ‘스위프트 학생 공모전(Swift Student Challenge)’에서 전 세계 37개국, 350명의 수상자 중 단 50명에게만 주어지는 ‘우수 수상자(Distinguished Winners)’에 베트남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호앙 씨는 지난 6월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26)의 3일간 특별 프로그램에 초청받았다.
호앙 씨를 우수 수상자로 이끈 주역은 그가 개발한 ‘험멜로디(HumMelody)’ 앱이다. 이 앱은 사용자가 악보나 악기 없이 그저 입으로 콧노래(흥얼거림)를 부르면, 실시간으로 음고를 감지해 화면에 미디(MIDI) 음표로 변환해 주는 혁신적인 기술을 담고 있다. 변환된 멜로디는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등 다양한 악기 소리로 즉시 재생이 가능하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지만 악보로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의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연결해 주는 가교를 만들고 싶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외부 라이브러리 없이 애플이 지난 2014년 도입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위프트와 자체 프레임워크만을 활용해 앱을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음고 감지 알고리즘을 구현하고 녹음 후 음표를 드래그하거나 이동·삭제할 수 있는 시각적 편집기를 넣기 위해 개러지밴드, 로직 프로 등 전문 음악 툴의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전공자이지만 음향 분야 전문가가 아니었던 그는 멜로디 변환 알고리즘을 짜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호앙 씨는 “핵심 기능은 완성됐지만 아직 음표 분할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 향후 코드(화음) 처리 능력을 고도화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은 호앙 씨에게 뜻밖의 선물이었다. 지난 3월 27일 새벽 합격 메일을 받은 그는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을 몇 번이나 다시 켰다고 회고했다. 해외 출국 경험이 전혀 없던 아들의 깜짝 미국행 소식에 그의 어머니 역시 큰 충격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호앙 씨는 코로나19 시기부터 5년 넘게 애플의 연례 행사를 지켜보며 동경해 왔으나, 직접 공모전에 도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특히 호앙 씨는 이번 WWDC 2026 무대에서 베트남의 위상을 확인한 것이 가장 자랑스러웠다고 전했다. 지난 6월 8일 열린 기조연설(키노트) 화면에 하노이의 풍경과 쌀국수(포) 이미지가 등장하고, 애플의 개인 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의 베트남어 공식 가이드라인 지원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행사 기간 중 팀 쿡 현 최고경영자(CEO)와 오는 9월 1일 자로 차기 CEO 취임이 확정된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을 직접 대면한 것에 대해 그는 “세계 최고 기술 기업의 전·현직 수장을 동시에 만난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거대한 생태계를 갖춘 애플의 앱스토어가 젊은 베트남 개발자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며, 스위프트 언어의 직관성과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호앙 씨는 대학 졸업 전공 학업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전문 앱 개발자의 길을 걸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