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돈(chỉ, 3.75그램)당 1천800만~1천900만 동까지 치솟을 때는 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장줄을 서던 베트남 자산가들이, 최근 금값이 돈당 1천438만 동까지 급락하자 오히려 금은방을 찾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포모(FOMO)’ 증후군과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10일 하노이 금융 및 금 거래 업계 등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표적인 금은방 밀집 지역인 하노이 거우저이(Cầu Giấy) 거리의 대형 금 거래소들은 최근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오띤민쩌우(Bảo Tín Minh Châu), 바오띤마인하이(Bảo Tín Mạnh Hải), 푸꾸이(Phú Quý) 등 대형 브랜드 매장 내부와 앞마당은 줄을 서서 번호표를 기다리던 불과 몇 달 전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대기 승객 없이 즉시 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태다. 심지어 바오띤민쩌우 거우저이점은 과거 수백 명의 대기 고객을 수용하기 위해 임시로 운영하던 홀과 ‘금 ATM기’ 설치 구역의 확장 공사를 잠정 중단하기까지 했다.
이날 기준 베트남 대표 금 브랜드인 SJC와 바오띤민쩌우 등은 금반지(순금 양념반지)와 금괴 가격을 매입가 기준 테일(lượng, 37.5그램)당 1억 3천880만 동(돈당 약 1천388만 동), 매출가 기준 1억 4천380만 동(돈당 약 1천438만 동)으로 고시했다. 이는 불과 2주 전 한 민간 기업이 금을 아파트 분양 대금으로 전환해 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놓은 이후 시중 금값이 13퍼센트 이상 폭락하며 테일당 1억 4천만 동 선이 무너진 결과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3월 3일, 금값이 돈당 1억 890만 동(테일당 약 1억 8천900만 동)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당시에는 거우저이 일대 매장들이 밀려드는 인파로 인도가 마비되고, 정오도 되기 전에 당일 판매 물량이 소진되어 고객을 돌려보내야 했던 상황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현지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대중들이 자산이 ‘쌀 때’가 아니라 ‘오를 때’ 매수하려는 강한 군중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값이 폭등할 때는 “지금 사지 않으면 더 올라 손해를 본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매수세를 유혹하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 추세에 접어들면 “어디까지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관망세로 돌아서며 시장에서 발을 뺀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금값 급락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째, 금 매수의 본질적인 목적을 재확인해야 한다. 단기 차익이 아닌 중장기 자산 보존이나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목적이라면 몇 주간의 단기 조정을 매번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둘째, 가격이 더 내려갈까 봐 두려워 홧김에 손절매하는 감정적 매매를 지양하고 정식 금융 당국의 객관적인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셋째, 개인 전체 자산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가 선행되어야 현금 흐름의 압박을 받지 않고 시장 변동성을 차분하게 견뎌낼 수 있다고 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