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이 과학기술을 통한 국가적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 핵심 원천기술의 뿌리가 되는 기초과학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일 베트남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최근 토 람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주재한 중앙 과학기술·혁신창조·디지털전환 지도위원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기초과학은 원천기술을 형성하는 기반이라는 핵심 메시지가 나온 이후, 현지 학계를 중심으로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장기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풍 호 하이 전 베트남수학연구소장은 기초과학 연구의 기여는 간접적이지만 경제가 고도화될수록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며 이십세기 소련의 수학 발전이나 미국,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 기초과학은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가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필연적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쩐 홍 타이 베트남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역시 기초과학은 국가 과학 역량의 가장 깊은 층위이자 독창적 지식이 형성되는 곳이라며 단기적으로 장비나 생산라인을 수입할 수는 있어도 원천기술을 해체·분석하고 창조할 수 있는 과학자 핵심 인력은 수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기초과학이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인공지능과 반도체, 양자역학 등 현대 첨단 기술의 뿌리가 모두 기초과학 연구에서 시작됐다고 입을 모았다.
쩐 대 람 재료과학연구소장은 구글이나 오픈AI의 기술, 반도체 칩, 리튬 배터리 등은 모두 수십 년 전의 기초 연구에서 출발했다며 웨이퍼나 광가향 물질 등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고, 배터리 소재를 다루지 못하면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앞서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계는 행정 편의주의적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십년에서 이십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연구 실패의 위험성을 인정하는 리스크 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연구원들이 과도한 행정 절차와 서류 작업에 시간을 낭비하는 현재의 재정 관리 체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부 산하 국립과학기술개발기단의 레 딘 한 부단장은 개별 과제 관리 방식에서 최종 성과물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예산 사용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되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과학적 리스크를 수용하는 새로운 시행령을 정부에 제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