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유학 경험이 전혀 없는 베트남 토종 은행원이 세계통화기금(IMF) 연구원을 거쳐 미국 명문대 경제학 박사과정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일 비엔엑스프레스(VnExpress)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국립경제대학교(NEU) 수리경제학과를 졸업한 황 후 다(Hoàng Hữu Đã·34) 씨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UC Santa Barbara·UCSB) 경제학 박사과정에 최종 합격해 올가을 학기 입학을 앞두고 있다. 다 씨는 입학 허가와 함께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 풀 장학금 패키지를 확보했다.
다 씨는 지난 2014년 대학 졸업 후 베트남 시중은행에서 위험관리(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문가로 약 10년간 근무했다. 학사 학위만 가졌던 그는 은행에서 방대한 금융 데이터셋을 다루며 정밀한 위험 예측 계량 모델을 설계하는 실무 역량을 다졌다.
은행원 생활 중에도 교육과 연구에 대한 열정을 이어간 그는 2015년부터 ’10분 강의’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확률, 통계, 경제학 개념을 설명하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직접 제작해 올렸다. 이 채널은 구독자 9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22년에는 실무 지식을 집대성한 저서 ‘데이터 기반 사고의 기술’을 출간해 2023년 베트남 제6회 국가도서상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부탁하기 위해 연락했던 모교 교수의 주선으로 다 씨의 인생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교수가 IMF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그를 합류시킨 것이다. 연구 과정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그는 주변의 권유로 IMF 정식 연구원(리서치 어시스턴트)직에 도전했고, 해외 유학이나 근무 경험이 없었음에도 합격해 2023년 미국 워싱턴 D.C. 본사로 부임했다.
미국 생활 초기에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으로 동료들의 빠른 영어 대화를 알아듣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퇴근 후 독학으로 영어 연습을 하고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 끝에 석 달 만에 현지 적응을 마쳤다. IMF에서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글로벌 전쟁이 인플레이션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등 거시경제 지표를 정밀 실측하고 계량 모델을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IMF에서의 독보적인 연구 성과와 연구 책임자들의 강력한 추천서는 미국 명문대 박사과정 입학 위원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 돌파구가 됐다. 다 씨의 모교인 국립경제대 금융수리학과의 쩐 뚱 투이 교수는 “다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금융수리처럼 어려운 분야에서 끈기와 규율을 가지고 자신만의 계획을 밀고 나가는 탁월한 연구자 자질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다 씨는 박사 학위 취득 후 대학 강단에 서거나 국제 경제기구, 민간 기업의 고문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현지 청년들을 향해 “새로운 분야를 배울 때는 유튜브, 팟캐스트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생의 위험과 도전을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주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