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0년 디지털 전환 결실…국민 전원 10만 동 지원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은행권, 10년 디지털 전환 결실…국민 전원 10만 동 지원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출처: Cafef
날짜: 2026. 5. 29.

베트남 금융권이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모바일 뱅킹, 비접촉식 큐알(QR) 결제, 전자실명확인(eKYC) 등 전방위적 디지털 전환에 힘입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공공 자금 집행 ‘스트레스 테스트(재정 건전성 및 시스템 부하 시험)’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1일 베트남 중앙은행(SBV)과 금융권 소식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혁명 80주년 및 9월 2일 국경일을 맞아 전 국민의 계좌로 10만 동(한화 약 5천400원)씩 지급하는 전례 없는 ‘디지털 민생 안전 자금’ 지원책을 전격 단행했다. 단 일주일 만에 수백만 명의 국민이 국가 전자식명인증 앱인 ‘VNeID’에 사회보장 계좌를 연동했으며, 전국적으로 수천만 건의 트래픽(접속량)이 폭발하는 가운데 총 10조 동 이상의 재정이 한 오차도 없이 일제히 집행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10만 동의 기적’이 단순한 정부 격려금 지급을 넘어, 베트남의 국가 데이터베이스와 전자 인증 시스템, 그리고 은행권의 전산 처리 한계를 시험하는 거대한 가동성 시험대였다고 평가했다. 동시다발적인 대량 이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 한 건의 시스템 마비나 중복 지급 오류 없이 안정적인 가동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팜 티엔 둥(Phạm Tiến Dũng) 중앙은행 부총재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야말로 지난 10년간 베트남 은행권이 고속으로 다져온 디지털 혁신의 결과물이자 가장 직관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트남 은행권은 현지 전 산업군 중에서 디지털화 속도가 가장 빠른 업종이다. 많은 시중은행의 디지털 거래 비중은 이미 95퍼센트를 넘어섰다. 올해 2026년 1~4월 두 달간 은행 간 전자결제 시스템이 처리한 금융 거래만 5천340만 건,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퍼센트 폭증한 187조 동에 달한다. 2025년 말 기준 베트남 성인 인구의 약 89퍼센트가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현금 결제 총액은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28배를 돌파했다. 개인 수시입출금식 예금 계좌 역시 2025년 4분기 기준 2억 3천200만 좌로 10년 전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안정적인 인프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베트남 금융권은 지난 2011~2012년 금융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치며 계정계 시스템(Core Banking) 고도화와 모바일 뱅킹 투자를 지속해 왔다. 특히 2024년부터는 단순 뱅킹 앱의 편의성 확대를 넘어 사기 방지와 보안 체계 전면 개편에 화력을 집중했다. 비대면 금융 사기와 대포통장, 딥페이크(Deepfake) 명의 도용 범죄가 급증하자 중앙은행은 ‘생체인식 인증 의무화 규정(결정서 2345호)’을 전격 도입했다.

당시 막대한 고객 혼선과 대규모 전산 과부하를 우려해 제도 유예를 바라는 목소리도 컸으나 당국은 정공법을 택했다. 이후 약 2년간의 대대적인 정화 캠페인을 통해 칩 내장형 신분증(CCDN) 및 VNeID를 활용한 생체인식 대조 작업을 거쳐 개인 1억 6천120만 건, 법인 219만 건 등 총 1억 6천339만 건의 고객 프로필을 완벽히 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세탁방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1억 5천400만 개의 계좌와 신용정보센터(CIC)의 4천450만 건에 달하는 불량·유령 데이터가 ‘깨끗하고 살아있는 정보’로 표준화됐다. 또한 중앙은행이 구축한 실시간 위험 모니터링 시스템(SIMO)을 통해 올해 5월까지 400만 건 이상의 금융 사기 경고가 발송됐으며, 이를 본 이용자들이 스스로 4조 4천억 동 규모의 의심 거래 130만 건을 차단하는 결실을 보았다.

중앙은행이 제시하는 다음 이정표는 ‘은행이 보이지 않는 은행(Invisible Bank)’, 즉 일상 전반에 융합된 금융 생태계다. 은행 앱을 별도로 켜지 않아도 대중교통 이용, 공공요금 납부, 상거래 결제가 생활 밀착형으로 자동 구동되는 ‘오픈 API(개방형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임베디드 파이낸스(내재형 금융)가 핵심 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오픈 API 관련 가이드라인 및 통상법도 이미 정비됐다.

하지만 금융의 무인화·자동화가 심화함에 따라 은행권의 패러다임은 다시 한번 통째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회계 처리와 계정 과목 전표 입력을 잘하는 행원이 대우받았으나, 이제는 하루 5천만에서 1억 건에 달하는 초거대 인프라를 통제하고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아키텍처, 사이버 보안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테크 인재’ 확보가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베트남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0년이 고객을 모바일 화면으로 끌어들이는 전면부 디자인 경쟁이었다면, 다가올 10년은 백엔드(Back-end)의 공학적 핵심 기술력과 클라우드 아키텍처, 그리고 AI 네이티브 보안 역량을 가진 소프트웨어 인적 자원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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