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이어지던 가마솥더위를 식히는 강한 소나기가 내렸으나, 번개를 동반한 기습적인 폭우로 인해 하노이 도심 주요 도로가 또다시 침수되고 퇴근길 교통이 마비됐다.
30일 베트남 기상당국과 현지 소식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5시께 하노이 전역에 강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기습 호우가 몰아쳤다. 이번 비로 최근 며칠간 기승을 부리던 폭염은 다소 누그러졌으나, 도심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가로수가 흔들리고 연속해서 낙뢰가 떨어지는 등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으로 발달한 강력한 대류운의 영향으로 하노이 전역에 광범위한 비가 내렸으며, 일부 지역에는 돌풍과 낙뢰는 물론 우박까지 동반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6시께에는 도심 간선도로인 제3순환도로 상공에 거대한 번개가 잇따라 내리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배수 능력을 초과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의 도로가 침수됐다. 하동 구역 70번 국도 주변의 한 주거 단지에서는 도로가 순식간에 20센티미터가량 침수되자, 주민들이 직접 거리에 나와 나뭇잎과 쓰레기로 막힌 하수구 배수구를 치우며 물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곳에서 약 10킬로미터 떨어진 남두리엠 구역의 호에티 거리 역시 25센티미터 깊이로 물이 차올라 오토바이와 차량들이 거북이운행을 이어갔다. 쑤안프엉동의 찐반보로 일부 구간에서도 깊은 침수가 발생해 대형 화물차가 물 한가운데서 시동이 꺼진 채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가장 거세진 시점이 하필 유동 인구가 가장 몰리는 퇴근 시간대와 겹치면서 도심의 교통 혼잡은 극에 달했다. 어둠이 짙어지는 퇴근길에 미처 가로등이 켜지기도 전,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의 전조등 불빛만이 내리쬐는 빗줄기 사이로 어지럽게 뒤엉켰다. 침수 도로 옆에 위치한 한 주유소에서는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차오른 상태에서도 기름을 넣으려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며 위태로운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가장 극심한 침수 정체를 보인 곳은 미딘 국립경기장 앞 레꽝다오로 구간이었다. 왕복 차선 전체가 깊이 30에서 최대 50센티미터의 거대한 물바다로 변하면서 차량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특히 교차로와 유턴 구역마다 몰려든 차량과 오토바이가 한데 얽히면서 수백 미터에 달하는 극심한 병목 현상과 꼬리물기 정체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