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충돌로 인한 원유 공급망 타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신장 자치구 사막 한가운데에 한 세기 동안 국가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석탄·화학 에너지 슈퍼 허브를 구축했다.
26일 중국 산업계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신장 당국은 최근 신장 지역 준둥(Zhundong) 경제기술개발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에너지 안보 방파제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면적 1만 5천500㎢에 달하는 준둥 지역에는 약 3천900억 톤의 석탄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 전체 석탄 매장량의 7%에 달하는 규모로, 중동 페르시아만 연안국들의 총 원유 매장량(약 1천170억 톤)을 3배 이상 압도하는 수치다. 중국 수뇌부는 이 거대한 자산을 단순히 발전용 연료로 태우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와 전력으로 변환하는 첨단 공정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수입 원유에 의존하던 플라스틱, 분합(X) 분자 합성 섬유, 비료 등 기초 화학 자산의 국산화 타임라인을 확보하고, 향후 100년간 국가 에너지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복안이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은 이 초대형 산업 단지는 공정 전반에 걸쳐 초고도 자동화 매트릭스를 구현했다. 거대한 노천광산 현장에는 운전석이 없는 무인 자율주행 대형 트럭 300여 대가 가동되어 석탄을 실어 나른다. 이들 자율주행 차량은 배터리 잔량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하며, 현장에 배치된 로봇 공학 시스템이 단 6분 만에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 준다. 기존 수동 정비 방식과 비교했을 때 교체 주행 공정에서만 최대 3시간의 운영 타임라인을 절감하는 수치다. 중국 당국은 신장 내륙의 부실한 철도 물류망을 극복하기 위해 석탄을 가공하지 않은 원자재 형태로 이동시키는 대신, 현지 대규모 열병합 발전소와 석유화학 콤플렉스에서 즉시 융합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3,300km 이상 떨어진 동부 연안의 중심 경제지대까지 손실 없이 보내기 위해 중국은 세계 최초로 ±1,100kV 초고압 직류(UHVDC) 송전망 인프라를 완공했다. 이 송전 전선은 매년 약 1억 3천3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전력을 공급한다. 또한 준둥 단지는 전력 조달 외에도 중국 전체 알루미늄 생산량의 6.5%를 처리하는 제련 자산과 글로벌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인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라인까지 확충하며 국가 핵심 공급망의 두뇌 역할을 맡게 됐다.
자본과 인프라의 집중 투입은 현지 도시의 지리적 풍경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간이 숙소만 가득했던 먼지 날리는 황무지 오지였던 우차이완(Wucaiwan) 지역은 현재 주거 단지, 상업 시설, 지역 공항까지 갖춘 1천800㎢ 규모의 거대한 현대식 도심·산업 복합 거점으로 대두됐다.
그러나 이 같은 공격적인 공업화 확장은 심각한 환경적 한계선과 마주하고 있다. 석탄을 가스나 화학 물질로 변환하는 공정에는 필수적으로 막대한 양의 수자원이 소비된다. 하지만 단지가 위치한 고비사막 지역은 중국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극건조 지대다. 아고라 에너지 차이나(Agora Energy China)의 케빈 투(Kevin Tu)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기술적 도약이 정밀하게 이뤄지더라도 자연 생태계의 한계 수치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라며 “취약한 신장 지역의 생태 환경 환경 용량을 고려할 때, 수자원 고갈과 중화학 공장 배출물 처리는 큰 복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 에너지 안보 확립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 보존이라는 양극단의 과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계량화하느냐가 중국 장기 에너지 전략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