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럼(To Lam)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현재 베트남 기초과학계의 고질적인 ‘두뇌 유출(chảy máu chất xám)’ 실태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인공지능(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기초과학 연구 분야의 전면적인 구조 개혁과 9대 핵심 과제를 전격 선포했다.
26일 베트남 당 중앙위원회와 국영 베트남통신사(TTXVN) 보도에 따르면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오전 하노이 당 중앙 당사에서 자신이 의장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혁신·디지털전환 중앙지도부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국가 기초과학 연구 고도화를 위한 고위급 행정 실사 세션을 진행했다.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기조연설 및 총평을 통해 “현재 베트남의 기초과학 연구 성과는 여전히 많은 한계와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한 국가의 발전 요구 지표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매섭게 질타했다.
특히 국가 성장을 이끌 핵심 인재 관리 매트릭스의 부재를 강력 성토했다. 그는 “베트남은 현재 천재적 과학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교육·훈련하며, 정당하게 중용하고 보호할 수 있는 완전한 ‘과학 인재 생태계(hệ sinh thái nhân tài)’를 정착시키지 못했다”라며 “이로 인해 각 학문 분야를 선도할 핵심 수석 전문가 층이 극히 얇고, 뒤를 이을 차세대 연구 인력 공급망이 끊겼으며, 수많은 신진 과학자가 장기적으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안정적 인프라가 없어 고국을 등지는 두뇌 유출 자산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정밀 진단했다.
이에 따라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당 중앙지도부가 가시적인 혁신 보고서를 작성해 정치국에 제출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정부당위원회 주도로 즉각 가동해야 할 ‘9대 핵심 국가 과학 과제’를 공식 발의했다.
우선 정부는 기초과학 연구의 발목을 잡는 모든 법적 족쇄와 행정적 병목 구간(điểm nghẽn)을 과감히 타파하고 완벽한 법적 회랑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오는 2045년까지를 타임라인으로 하는 ‘기초과학 연구 개발 국가 전략 청사진’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명했다.
재원 조달 방식도 글로벌 규격에 맞춰 파격적으로 개편된다. 정부는 자금 조달 주기를 다변화한 ‘다년도 국가기초연구기금(quỹ nghiên cứu cơ bản quốc gia đa niên)’을 신설해야 한다. 이 기금은 철저한 공개 경쟁과 독립적 심사 지표에 따라 운영되며, 최소 5년에서 10년, 최장 15년까지 장기 자금 수혜를 보장한다. 특히 정량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단기 행정을 뿌리 뽑기 위해 세계 수준의 ‘과학적 실패 위험(rủi ro khoa học)’을 제도적으로 용인하기로 했다. 기금 자산은 핵심 연구단, 우수 연구 센터, 박사후 연구원(포닥) 프로그램, 신진 연구 소장 그룹 및 국가 전략 연구 부문에 최우선 배정된다.
상업화 지표를 들이대며 홀대받던 인문사회과학 분야에는 독립적인 ‘특례 재정 매커니즘’이 도입된다.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인문학 투자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국가의 지도력, 행정 거버넌스, 문화, 인간,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거시적 ‘국책 전략 자산 투자’로 취급되어야 한다”라며 상업적 논리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안정적인 기본 예산 배정과 함께 정책 주문형 연구, 사회적 빅데이터 구축, 디지털 도서관 및 문화유산 디지털화에 대대적인 예산을 편성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기초과학 인재 국가 프로그램’을 전격 가동해 조기 영재 발굴부터 엘리트 박사 과정 학자금 지원, 재외 베트남인 석학 및 글로벌 우수 연구진의 베트남 복귀 유치를 체계화하고 이들에게 전권 권한과 파격적인 초기 정착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의 데이터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기초 연구의 핵심 인프라가 될 ‘국가 과학·사회 통합 데이터 시스템’을 정밀 정착시킬 방침이다.
기초과학의 양대 축인 국립 한림원에 대한 전면적인 재구조화(tái cấu trúc) 단행령도 내려졌다. ‘베트남 과학기술한림원’은 자연과학, 원천 기술, 대규모 데이터, AI, 신소재, 생명공학, 해양·환경 및 차세대 에너지 자산 연구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하도록 체질을 개편한다. 반면 ‘베트남 사회과학한림원’은 국가 통치 이론, 경제 체제 및 베트남형 발전 모델 정립, 문화, 디지털 사회 지표 분석 및 미래 전략 예측 연구의 싱크탱크 자산으로 정밀 타기팅된다.
연구 윤리 확립을 위한 최고 규격의 법적 기준도 마련된다. 당국은 ‘국가 과학 청렴 기준(chuẩn liêm chính khoa học quốc gia)’을 공식 제정해 정부 연구비 지원 현황을 대중에 실시간 투명 공시하는 한편, 학계의 고질적인 논문 표절(đạo văn), 데이터 조작 및 위조, 이해충돌 행위, 실적을 위한 형식적 논문 게재 및 성과만능주의(bệnh thành tích) 범죄를 형사 처벌 수준으로 엄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통해 학계 내에 건강한 상호 비판과 실질적 질적 평가를 존중하는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주요 조례, 법률, 국가 마스터플랜 및 정책 수립 시 반드시 검증된 기초과학 연구 데이터를 직접 연동해 발주하는 ‘국가 정책 연구 주문제’ 확립을 완료하라고 덧붙였다.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이번 혁신의 핵심 정신은 오늘의 과학계 현안을 임기응변으로 때우는 것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 뒤 미래 베트남의 국가 번영을 지탱할 거대한 ‘지식 자산의 방파제 인프라’를 지금 정초하는 것”이라며 전체 부처의 단호하고 과감한 실행 노력을 청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