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대형 부동산 유통·개발 기업인 센랜드(Cen Land, 종목코드 CEN)의 응우옌 뚱 부(Nguyen Trung Vu) 이사회 의장(회장)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 확산하는 공급 과잉 리스크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앞으로 땅을 많이 가진 시행사나 자산가일수록 공급 과잉 공포에 직면해 밤잠을 설치게 될 것”이라고 돌직구 경고를 날렸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 회장은 지난 22일 열린 ‘2026 정기 주주총회’ 경영전략 보고 세션에서 현재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가장 뼈아픈 아킬레스건으로 ‘영업·판매(Bán hàng)’의 한계를 꼽았다. 그는 수년 전 자신이 예견했던 유통 단계의 병목 현상이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맞물려 현재 가장 가혹한 현실로 다가왔다고 토로했다.
부 회장은 “정부의 법적 규제 빗장이 점차 풀리고 있고 시중 금융 조달 역시 과거처럼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진짜 문제는 물건을 지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현재 시장에 쏟아지는 분양 공급 물량이 수요를 압도하는 메머드급 규모인 탓에 분양 대행사들의 고충이 극에 달했다”고 강도 높게 진단했다.
이어 그는 “조만간 대대적인 공급 과잉(cung vượt cầu) 사태가 몰아칠 경우 입지가 불량한 토지를 무리하게 보유한 주체들부터 무너질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의 진짜 가치는 철저히 돈이 도는 ‘현금 흐름(Dòng tiền)’에 의해 결정되며, 현금 흐름을 만드려면 유동 인구(Dòng người)가 필수적이고, 사람을 모으려면 반드시 강력한 교통 인프라와 광역 연결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존 공식을 제시했다.
센랜드는 시장의 체질 변화에 맞춰 과거 대규모 영업 인력에만 의존하던 전통적인 중개업 방식을 과감히 폐기하고 3대 핵심 성장 축(부동산 개발·운영, 디지털 프롭테크 플랫폼, 인력 양성 및 공급)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특히 분양 대행 분야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모되는 불특정 다수 대상의 ‘물량 공세형’ 광고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주요 시중은행, 대형 증권사, 글로벌 보험사 등 제도권 금융기관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들이 보유한 우량 자산가 데이터베이스(DB)를 합법적으로 공유받아 실제 매수 여력이 있는 타깃 고객에게만 정밀 접근하는 ‘로우 코스트-하이 리턴’ 방식으로 영업 구조를 혁신한다. 분양 가구당 선제적으로 예치해야 했던 과도한 보증금 부담을 줄이고 파트너 금융사들과 중개 수수료 수익을 유연하게 셰어하는 형태다.
새로운 틈새 돌파구로 오는 2026년 6월 본격 가동을 앞둔 ‘도시 정착 및 이주민 지원 센터(Trung tâm hỗ trợ tái định cư)’ 건립 계획도 눈길을 끈다. 현재 하노이시는 대대적인 광역 교통망 및 도심 정비 사업 확대로 토지 수용에 따른 이주 대책 수요가 사상 최고치에 달해 있다. 센랜드는 보상 절차 과정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철거민들을 위해 자사가 보유한 쯔엉싸(Truong Xanh)나 빈민 가든(Binh Minh Garden) 등의 잔여 공실 아파트를 임대 및 임시 거처로 우선 제공해 밀착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추후 정부 보상금을 수령한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주택 리세일 마케팅을 전개하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한다.
또한 센랜드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대형 건설·제조 현장을 겨냥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의 해외 우수 기술 인력을 국내로 유치·교육해 공급하는 인력 아웃소싱 신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부 회장은 “두 국가는 영어 구사 능력이 우수하면서도 기대 임금 수준이 현지 노동 시장 대비 낮아 경쟁력이 충분하다”라며 “자사가 보유한 전문 기술 대학 및 인력 수출 라이선스 인프라를 결합해 향후 이 부문에서만 수천억 동의 캐시카우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인 핵심 보유 자산 현황과 엑시트(자금 회수) 일정 공식화됐다. 센랜드는 현재 하노이 중심가인 응우옌 반 후옌(Nguyen Van Huyen) 대로변 지하철 2호선 역세권에 위치한 9,000㎡ 규모의 5성급 호텔·오피스·36층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 지분을 보유 중이며, 푸토(Phu Tho)성 다이라이(Dai Lai) 호수 인근의 37ha 규모 대형 리조트 부지 재개발 인허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장기 투자 자금을 묻어두었던 하노이 응우옌 태 학(Nguyen Thai Hoc)로 복합 주거 프로젝트의 경우, 오는 7월 공식 준공 및 완공 일정에 맞춰 소수 지분을 전액 매각(Vốn rút)해 막대한 규모의 현금 실탄을 전격 회수함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