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프로축구 1부 리그(V리그) 강등권 탈출의 사활이 걸린 절체절명의 단두대 매치 도중 경기장 전체가 통째로 암전되는 초유의 정전 사태가 발생해 경기가 20분간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급 압박 속에 경기장 시설 과부하 문제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2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베트남 빈즈엉(Binh Duong) 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24라운드 베카멕스 호찌민(Becamex TP.HCM)과 송람 응에안(SLNA)의 맞대결은 양 팀 모두에 잔류를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일촉즉발의 승부였다. SLNA는 최소 승점 1점이 절실했고, 홈팀 베카멕스 호찌민은 하위권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사고는 양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전반전 중반에 터졌다. 경기장 전체의 전력 공급이 순간적으로 차단되면서 네 구석의 대형 조명탑은 물론 필드 주변의 LED 광고판까지 일제히 꺼져 경기장 전체가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자 심판진은 즉시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선수들은 피치 위에서 대기하며 기술진의 긴급 복구 작업을 지켜봐야 했다.
현장 기술 부서의 초기 진단에 따르면, 이번 정전은 전력 과부하로 인해 경기장 메인 누전 차단기(aptomat)가 내려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장 운영본부는 메인 전력 복구가 지연되자 비상용 대형 발전기를 긴급 가동하는 소방수 조치를 취했고, 전력 공급이 재개되면서 경기는 중단된 지 약 20분 만에 간신히 이어질 수 있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정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경기장 잔디 및 시설의 심각한 과부하 문제를 꼽고 있다. 현재 빈즈엉 경기장은 홈팀인 베카멕스 호찌민뿐만 아니라 공안 호찌민(CA TP.HCM) 클럽까지 총 두 개의 프로 구단이 동시에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노이 항더이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매주 촘촘한 밀도로 경기가 치러지다 보니 조명 등 전력 설비가 매주 한계치까지 ‘혹사’당하며 피로도가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어수선한 암흑 소동 끝에 재개된 경기에서는 원정팀 SLNA가 베카멕스 호찌민을 1-0으로 제압하며 잔류를 향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SLNA는 승점 24점을 확보해 리그 10위로 도약하며 강등권 한숨을 돌렸다. 반면 패배한 베카멕스 호찌민은 승점 21점에 머무르며 12위에 갇혔고, 승강 플레이오프 치러야 하는 13위 다낭과의 승점 차가 단 1점에 불과해 그야말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하위권 팀들의 잔류 전쟁은 시즌 막판까지 피를 말릴 전망이다. 다음 라운드에서 베카멕스 호찌민은 하노이 항더이 경기장으로 원정을 떠나 공안 하노이(CAHN)와 격돌한 뒤, 다시 홈으로 돌아와 하노이(X) 똔띤(X) 황안자라이(HAGL)와 운명의 ‘단두대 매치’ 최종전을 치른다. 강등권 탈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SLNA는 25라운드에서 선두 남딘과의 힘겨운 원정 경기를 치른 뒤, 홈인 빈(Vinh)으로 돌아와 PVF-CAND와 리그 폐막전을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