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여객 운송 시장에서 전기차(EV)가 내연기관 차량을 빠르게 대체하며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높은 연료 효율성과 저렴한 유지비가 영업용 운전자들의 수익 증대로 직결되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21일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베트남 서비스 차량 시장에서 소형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감소한 반면, 상업용에 적합한 전기차 모델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운송 사업자들이 전기차로 눈을 돌리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압도적인 비용 절감 효과다. 하이퐁에서 운송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비야디(BYD)의 전기차 모델을 도입한 사례를 들며 “하루에 300~400km를 주행해도 충전 비용은 20만 동(약 7.6달러) 정도면 충분하다”며 “기존 휘발유 차량을 운행할 때보다 하루 수익이 30~40%가량 늘어나 2년 안에 차량 구매 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인근에서 영업하는 또 다른 운전사 역시 연료비에서만 매달 수백만 동의 지출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베트남 전기차 시장의 대전환은 현지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VinFast)가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말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등극한 빈패스트는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특히 빈패스트의 리모그린, 미니오그린, VF 5 등 영업용에 특화된 모델들은 매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빈패스트의 차량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모빌리티 기업 그린SM(GSM)의 성장세도 매섭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베트남 차량 호출 시장에서 그린SM은 54.51%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시장 왕좌를 지켰다. 여기에 중국의 BYD 역시 다목적 전기차 M6을 내세워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0대를 돌파하는 등 영업용 차량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전기차 보급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충전 인프라 부족과 짧은 주행거리 문제도 기사들의 수익 중심 선택 앞에서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현지 자동차 시장 전문가는 “기사들이 충전소 검색이나 대기 시간의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전기차의 경제적 이점이 크다”라며 “장거리 운행에는 여전히 하이브리드나 휘발유 차량이 유용할 수 있지만, 도심 내 단거리 주행이 주를 이루는 운송 환경에서는 전기차의 비용 효율성을 따라올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유지비를 무기로 한 전기차의 공세가 지난 3년간 베트남 여객 운송 시장의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