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증권거래소의 벤치마크 지수인 VN-지수(VN-Index)가 역사적 최고점을 돌파하며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심의 극심한 착시 현상과 거래대금 부족,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를 이유로 향후 강한 변동성 장세와 함께 가파른 조정이 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18일 베트남 금융투자 업계와 호찌민증권거래소(HOSE) 등에 따르면, VN-지수는 최근 역사적 고점 돌파를 시도하며 단기 및 중기 추세선을 상향 돌파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로 퍼지지 못하고 일부 초대형주에만 자금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깊어지면서 ‘불트랩(Bull trap·가짜 돌파)’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부이 반 후이(Bùi Văn Huy) FIDT 부총감독은 “기술적으로 고점을 넘어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상승 추세로 안착하기에는 거래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현재 장세는 미·중 관세 충격이 몰아쳤던 지난 2025년 4월의 불안정한 장세와 매우 흡사하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4월 한 달간 VN-지수는 10.7% 급등했으나, 시가총액 공룡인 빈그룹(Vingroup) 계열사 주식들이 지수 상승분의 무려 95%를 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VIC, VHM, VRE, VPL을 제외하면 지수 상승률은 단 0.5%에 불과해, 대다수 개인 투자자가 느끼는 체감 지수는 철저히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자금력의 한계도 뚜렷하다. 4월 HOSE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월 대비 20.8% 급감한 9억 1,750만 달러에 머물렀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6억 6,800만 달러를 순매도한 데 이어 4월에도 5 2,200만 달러어치를 던지며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후이 부총감독은 비록 올해 1분기 상장사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3%, 순이익이 50.1% 급증하며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지수를 떠받치고 있으나, 매수세가 확산하지 못하면 단기 매물 출회 과정으로 급격히 전환될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빈그룹 쏠림이 완화되며 은행과 석유화학 업종으로 순환매가 도는 듯했으나, 이 역시 거래량 정체 속에 철저한 단기 차별화 장세에 그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과 제약은 거래가 늘었지만 메인 업종인 석유·가스(-63%), 원자재(-41%), IT(-41%), 금융서비스(-25%), 은행(-15.6%) 등은 오히려 거래대금이 말라붙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성장이 견고하고 순이자마진(NIM) 압박 속에서도 신용 성장이 기대되는 우량 은행주나 에너지, 선별된 부동산주 위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응우옌 띠엔 쭝(Nguyễn Tiến Dũng) 메리츠증권(MBS) 리서치센터장 역시 현재 시장을 완전한 돌파(Breakout)가 아닌 점수(지수)만 올라간 상태라고 평가했다. MBS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무려 44조 동(약 2조 3,5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누적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쭝 센터장은 대외 변수로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조가 글로벌 투자 심리에 우호적일 수 있으나, 중국이 미국의 원자재를 직접 대량 매입할 경우 베트남 같은 우회 수출 기지(중간국)의 점유율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중 갈등 완화가 강달러 현상을 누그러뜨려 베트남 동(VND)화 환율 압박을 일부 상쇄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베트남 간의 커다란 금리 차이와 수입용 외화 수요, 외국인 주식 매도세로 인해 환율 리스크를 최우선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급망 다변화로 인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긍정적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FII)은 환율이 안정되고 베트남 증시의 신흥시장 격상(프런티어에서 이머징으로의 승격) 등 제도적 촉매제가 확실해져야 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현재 구간에서는 절대 지수를 보고 뇌동매매(추격 매수)를 해서는 안 되며, 이익 체력이 검증됐음에도 주가가 과열되지 않은 알짜 종목으로 철저히 압축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