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브랜드 커피 및 밀크티 시장 규모가 13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넘어서며 동남아시아 3위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업체 간 출혈 경쟁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전략 대신,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선택과 집중’의 시대로 접어든 모양새다.
27일 베트남 비즈니스 데이터 제공업체 비엣데이터(Vietdata) 및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재편의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중국의 저가 음료 브랜드 ‘미쉐(Mixue)’다.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해 약 25,000~30,000동(약 1,400~1,600원)의 저가 전략과 공격적인 프랜차이즈 모델로 2023년까지 매장 수를 1,000개까지 늘렸던 미쉐는,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4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는 운영 최적화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1~2023년이 베트남 음료 체인의 ‘폭발적 팽창기’였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통합 및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토코토코(Toco Toco)가 약 500개, 대만의 딩티(Ding Tea)가 약 20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하이랜드 커피(Highlands Coffee), 스타벅스(Starbucks), 푹롱(Phuc Long) 등 대형 브랜드들은 기술 도입을 통한 ‘운영의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모멘텀 웍스(Momentum Works)는 동남아 음료 체인들이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매장 단위 경제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 혁신: 중국의 차지(Chagee)는 QR코드가 부착된 컵을 통해 기계가 수초 만에 음료를 제조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델 슬림화: 푹롱 등 1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 체인들은 고객이 직접 주문하고 수령하는 셀프 서비스 포맷을 강화하고 있다.
초저가 틈새시장: 단돈 7,000동(약 380원)부터 시작하는 베트남 로컬 브랜드 ‘비엔비엔 밀크티(Vien Vien Milk Tea)’는 키오스크 중심의 테이크아웃 모델로 인구 밀집 지역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팜 안 뚜안(Pham Anh Tuan) 인사이트 아시아 베트남 지사장은 “주요 도시의 매장 밀도가 너무 높아지면서 브랜드 내 잠식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의 점포 폐쇄는 시장 압박에 따른 결과인 동시에 핵심 상권에 집중하고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려는 전략적 수정”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소비자들, 특히 젊은 층이 ‘합리적 가격’을 추구하면서도 ‘품질’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있어, 단순한 물량 공세보다는 운영 효율성을 갖춘 브랜드만이 살아남는 냉혹한 검증의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