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의 주요 공원과 산책로가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채 방치된 반려견들로 인해 시민들의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장소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시내에서 광견병 의심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반려견 주인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현지 소식통과 시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호찌민시 푸뉴언(Phu Nhuan)군 지아딘(Gia Dinh) 공원에는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수십 마리의 개가 인파 사이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개들은 무리를 지어 서로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산책 중인 시민들을 위협하거나, 잔디밭과 나무 주변에 배설물을 그대로 방치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재 지아딘 공원 관리소 측은 반려동물 출입 금지 규정을 게시하고 보안 요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견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스마트폰에 열중하며 반려견을 방치하거나, 심지어 배변만을 목적으로 공원을 찾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을 자주 찾는 주민 느 타인(Nhu Thanh) 씨는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올 때마다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대형견들이 입마개도 없이 돌아다니는데, 견주들은 그저 지켜만 보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러한 상황은 도심 산책로인 뉴록(Nhieu Loc) 운하 인근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는 대형견들이 보행자들과 뒤섞여 산책로를 점령하고 있으며, 이들이 남긴 배설물로 인해 악취와 위생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개들이 갑자기 달려들까 봐 길을 피하거나 멀리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현행 베트남 법령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거나 목줄을 착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실제 단속은 미비한 실정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광견병 발생 위험이 고조되는 시기에 이러한 방치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찌민시 당국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유기견 및 미등록 반려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공공장소에서의 펫티켓(Petiquette) 준수를 강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단순한 계도를 넘어 실질적인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