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임시 휴전 선언 직후 세계 에너지 공급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초대형 유조선들의 통행이 재개되며 글로벌 석유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3일 선박 추적 데이터와 현지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유조선 2척과 그리스 유조선 1척 등 총 3척의 초대형 유조선(VLCC)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동남아시아 방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유조선들의 이동은 지난 3월 초 분쟁 심화로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마비된 이후 하루 최대 규모의 원유 물동량이다. 특히 그리스 국적 유조선은 말레이시아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가 해협 상황 안정화에 따라 자국 선박의 출항을 허가했다는 보도와 궤를 같이한다. 이란 측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허용하고 있으나, 모든 선박은 통과 전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매일 수천만 배럴의 원유가 이동하는 전 세계 석유 시장의 핵심 요충지다. 최근까지 이어진 지정학적 긴장으로 공급망이 차단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으나, 이번 유조선 통행 재개는 에너지 시장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조만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미·이란 평화 회담 결과에 따라 해협의 안전성과 물류 흐름이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이번 ‘기름길’ 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원유 공급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 압박을 받아온 말레이시아와 인근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물가 안정과 산업 가동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유조선이 성공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복원력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