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나코넥스(Vinaconex)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안꾸이흥(An Quy Hung) 그룹이 하노이 도심의 ‘금싸라기 땅’을 보유한 트엉딩 신발(GTD)을 사실상 인수하며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11일 투자업계와 호찌민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안꾸이흥 홀딩스는 최근 5일 사이 두 차례의 거래를 통해 트엉딩 신발 주식 177만 주를 매집, 지분율을 24%까지 끌어올렸다.
안꾸이흥 홀딩스는 지난 3일 135만 주를 사들여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지난 7일에도 423만 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번 지분 인수에 투입된 자금은 약 3,370억 동(한화 약 182억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난 7일 거래에서는 시장가보다 10% 높은 주당 18만 5,000동 선에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의 핵심 목적은 트엉딩 신발의 본업인 신발 제조보다는 이 회사가 보유한 하노이 응우옌짜이(Nguyen Trai) 거리 277번지의 공장 부지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해당 부지는 약 3.6헥타르(ha) 규모로, 팜냣브엉(Phạm Nhật Vượng) 회장이 이끄는 빈그룹이 추진 중인 대규모 복합 단지 ‘빈홈즈 갤럭시(Vinhomes Galaxy)’ 바로 옆에 위치한 노른자위 땅이다.
하노이시 인민위원회는 최근 해당 공장 부지를 주거 및 상업 시설, 복합 학교 등으로 전환하는 시범 사업 리스트에 포함했다. 총사업비 약 1조 6,000억 동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트엉딩 신발이 직접 주도할 예정이다.
트엉딩 신발은 1957년 설립된 베트남의 ‘국민 고무신’ 브랜드로 명성을 떨쳤으나, 아디다스나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경영난을 겪어왔다. 2025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660억 동에 그쳤으며, 약 390억 동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본금 또한 124억 동 적자 상태로, 한국의 관리종목에 해당하는 거래 제한 조치를 받은 상태다.
안꾸이흥 홀딩스는 지난해 10월 자본금 500억 동으로 설립된 신설 법인으로, 비나코넥스의 응우옌 쉬언 동(Nguyen Xuan Dong) 총지배인이 지분 79.2%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안꾸이흥은 비나코넥스에 이어 하노이 핵심 지역의 개발권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