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아시아 경제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데이터 센터와 인프라 투자의 핵심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향후 수년간 싱가포르(Singapore)의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에 55억 달러를 투자하고 태국(Thailand)에도 1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최근 수십 년래 최악의 중동 분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산업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정밀 제조, 조립, 데이터 저장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 집중했던 AI 기업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해 동남아시아와 인도(India)로 눈을 돌리면서 지역 경제에 거대한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동 분쟁에 따른 비용 상승 압박은 여전한 과제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은 칩 생산부터 데이터 센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AI 인프라 개발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 냉각, 운송, 보험 비용의 증가가 아시아에 크게 의존하는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기적으로는 AI 무역의 강세가 이란(Iran) 분쟁에 대한 우려를 압도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저렴한 에너지에 의존하던 성장 모델이 도전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급증한 32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AI 시장의 강력한 수요를 입증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의 데이터 센터 운영자들은 장기적으로 전력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AI 기업들은 인공지능 육성에 필요한 에너지와 원자재 소비를 줄이는 ‘효율 우선(efficiency-first)’ 설계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전반적인 비용 압박과 공급망 위험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글로벌 AI 가치 사슬에서 입지를 넓히기에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산업 전반이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동남아시아의 풍부한 인프라와 제조 역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