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스피노자 (Baruch de Spinoza (1632.11.24.~1677.2.21)) (참고한 책: ‘에티카’ –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증명된 윤리학 – B. 스피노자 지음, 서광사) – 스피노자가 파문을 불사하며 지켜내려 했던 건 자신의 신념이었다. 그는 당시 사회적 관념으로 뿌리 박힌 기독교적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 대신 범신론적 신의 존재를 기하학적 방법론을 차용해 논리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신과 인간의 매개를 독점하는 교회 권력을 비판했던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은 누구에게나 현현할 수 있다는 공평하고 민주적 신으로 삶의 자리로 내려 앉게 했다. 당시 그러니까 여전히 절대 왕권이 횡행하던 군주제와 왕권신수설이 대중의 평균적인 인식으로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던 17세기에 서슬 퍼랬던 권력 앞에서 죽음과 파문을 무릅쓰고 당당하게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었던 …
Read More »‘에티카’(1) – B. 스피노자
1656년 24살의 한 청년이 유대교회당의 장로들에게 호출되었다. 그들은 그 청년에게 물었다. “그대는 친구에게 ‘신은 육체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는가? 또 ‘천사는 환상일지 모른다’라고 말했는가? 그리고 ‘영혼은 죽으면 사라지는 단순한 생명일지 모른다’라고 말했는가? 대답하라.” 우리는 이 청년이 뭐라고 답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우리가 아는 건 겉으로라도 교회와 신앙에 충실할 것을 맹세한다면 5백 달러의 연금을 주겠다고 한 제의를 그 청년은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 해 7월 27일 헤브라이 종교의식에 따라 이 청년은 파문을 당했다. 파문의 의식은 다음과 같이 행해졌다. “저주의 말이 읽혀지는 동안 이따금 커다란 뿔피리가 길게 꼬리를 끄는 처량한 소리를 냈다. 식이 시작할 때 환하게 타던 등불은 식이 진행됨에 따라 하나씩 꺼져 마침내 …
Read More »‘극단의 시대’ – 에릭 홉스봄
역사의 웅덩이 인간의 역사에 관해 말해 온 사람들은 많다. 인간이 기록을 하게 된 후 모든 인간의 이야기들은 역사라 말할 수 있으니 인류 전체와 개별 인간의 삶이 곧 역사라 말해도 무방하다. 그 중 사람들은 역사를 말할 때 특정 사건에 초점을 맞추거나 (사건史) 또는 시대 전환적 상황에 집중해서 말하거나 (국면史) 더러는 사회와 그 사회의 인물 (인물史)을 연구하며 역사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역사라고 일컫는 인간의 기록은 기록하는 인간의 개입이 불가피하므로 기록하는 행위의 독립성, 사실의 객관성 여부가 역사의 첨예한 이슈가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이 사실인지, 누구에 의해 쓰여졌는지, 기록하는 사람은 그 사실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실제로 그는 그 시대를 살았는지, 자신의 주관적 …
Read More »‘기억 꿈 사상’ – 카를 구스타프 융
카를 구스타프 융 (Carl Gustav Jung 1875~1961) (참고한 책: “기억 꿈 사상” Memories, Dreams, Reflections 카를 구스타프 융 지음, 김영사, 2007.09.03) 인류가 꿈꿔온 인간 말년의 융에게 누군가 물었다. 당신은 신을 믿는가? 융이 답한다. “나는 신을 압니다.” 신을 안다고 당당하게 말한 인간이 있었다. 그 인간은 둘 중 하나일 테다. 오만하거나 인간의 의식한계를 넘어섰거나. 융의 대답이 그러했다는 걸 알고 난 뒤, 그에 대한 궁금증으로 휩싸였다. 나는 모든 생각과 할 일들을 책상 밖으로 밀치고 융의 책을 폈다. 단숨에 읽어 내렸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쥐었고 내가 이르지 못한 의식의 경지에서는 자세를 고쳐가며 읽었다. 책에서 융은 생물학적 인류의 조상을 더듬어 가듯 인간의 정신적 …
Read More »‘시간의 역사’ –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 (Stephen Hawking 1942~2018)| (참고한 책 : “시간의 역사” A briefer history of time,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2006.03.20) — 우주의 시간, 인간의 시간 인도 창조 신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 우주는 인간의 모습을 한 자아self 였다.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두려웠다. 사람이 혼자 있으면 두려워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아는 생각했다. “내가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나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그러자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러나 불행했다. 왜냐하면 혼자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혼자 있을 때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남녀가 부둥켜안고 있는 형상만큼 커졌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 자신의 형상을 둘로 나누었다. 형상은 남편과 아내로 …
Read More »‘데카메론’ – 조반니 보카치오
역병 속에서 피어난 희망 서기 1348년, 유럽에 어둠의 그림자가 덮쳤다. Pest 다. Pest, 죽은 시체에 검은 반점과 고름이 남기 때문에 흑사병이라고도 한다. 쥐로부터 전해진다고 여겼던 흑사병은 화학 테러전의 원조 격으로, 부패한 시신의 페스트 균이 쥐에 옮아 가고 그 쥐가 다시 곡창과 사람의 음식에 옮기면서 14세기 유럽을 죽음의 대륙으로 만들었다. 피렌체 사람 조반니 보카치오는 이때 데카메론을 쓴다. 당시 피렌체는 자유였다.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때 동양과 서양의 무역 중심지에 피렌체가 있었다. 중세를 지배하던 가치, 그러니까 신앙, 민족, 집단, 선입견 같은 진부한 사유들이 오랜 십자군 전쟁과 교회의 몰락으로 인해 서서히 마감을 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야흐로 르네상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니 앞서 읽었던 단테와 브루넬레스키 …
Read More »‘장자 莊子’- 장주(莊周)
장자 편찬자는 장주다. 그러니까 이름은 주(周), 송(宋)에서 태어나 맹자와 동시대에 노자를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실재성은 의심스럽다 한다. 전국시대 말기, 도가의 사상가들이 원본 장자(莊子)를 편찬할 때, 이것을 장주(莊周)에게 가탁(假託)하여 장자라 명명한 것인 듯하다는 학설이 있다. 존재에서부터 신비로 둘러싸인 텍스트다. 장자는 內篇(내편) 逍遙遊 (소요유) 편으로 시작된다. ‘북극 바다에 고기가 있는데 그 이름을 鯤(곤)이라 하였다. 곤의 길이는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이 변하여 새가 되면 그 이름을 鵬(붕)이라 하는데 붕의 등도 길이가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붕이 남극 바다로 옮아 갈 적에는 물을 쳐서 삼천 리나 튀게 하고 빙빙 돌며 회오리바람을 타고 구만 리나 올라가며 육 개월을 …
Read More »‘도덕경’- 노자(老子)
노자의 텍스트를 읽어 내리려 한 것은 나의 큰 불찰이었다. 행간 너머에서 노자는 나를 보고 마냥 웃고만 있고 나는 그를 이해하지 못해 끙끙대었다. 모욕이다. 자괴를 느낄 즈음 장자가 도와주었으나 아주 조금의 힌트만을 던지고 사라져 버렸다. 더 복잡해진 머리 속을 가눌 길이 없었다. 첫 일독은 노자에 넉다운 됐다. 심기일전하여 두 번째로 달려들었던 노자는 더 오리무중이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텍스트로 서평을 쓴다는 게 무리인 줄 알고 있으나 이마저도 하지 못하면 노자는 움켜쥔 손의 바람처럼 빠져나갈까 걱정이 되어 나는 쓴다. 흔히 사람들은 노자에 대해서 무위자연이라는 말만을 떠올리고는 초야 묻혀 바람과 같이 물과 같이 사는 신선상을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신비론적 도론에 근거한 이와 같은 노자의 …
Read More »‘비극의 탄생’ – Friedrich Wilhelm nietzsche
니체의 일화를 먼저 소개하자. 바젤 대학에서 고대 문헌학 교수로 재직할 때 니체의 일화 중 유명한 ‘방패 이야기’다. 니체는 여름방학 동안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방패에 대한 묘사를 읽어오라는 숙제를 냈다. 방학이 끝난 첫 수업 시간에 니체는 한 학생에게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대한 묘사를 읽었는지 물었다. 그 학생은 읽지 않았으면서도 읽었다고 대답했다. “좋아. 그러면 우리에게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대해 한번 묘사해 주게나.” 곧 바로 침묵이 이어졌고, 니체는 10분 동안 열심히 경청하는 모습으로 교실을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니체는 말했다. “아주 잘했네. OO군이 우리에게 아킬레우스의 방패를 설명해 주었으니, 이제 계속 수업을 하도록 하지.” 869년 4월, 스물네 살의 니체는 바젤 대학의 고전어와 고전문학의 촉탁교수로 …
Read More »디오게네스 (Diogenēs)
베트남 도심 거리를 걸어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토바이가 이미 인도를 점령했을뿐더러 먼지와 오물이 넘쳐나는 길을 곧 만나게 되니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드물다. 그런 거리에 아랑곳없이 노상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가족을 본 건 1년 전의 일이다. 두, 세 살로 보이는 아이가 엄마 곁에 늘 붙어있다. 온종일 뛰어노느라 새까매진 큰아이의 발은 마치 태어날 때부터 까맸던 것 같다. 아이들의 아빠는 본 적이 없다. 늘 그곳에 같은 시간, 같은 장면처럼 가로수 나무 밑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그들은 있었다. 먹을 것을 어디서 구해오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구걸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지난주부터다. 그들이 있을 땐 애써 모른 체하고 지나치기 바빴지만 그들 가족이 더 이상 보이지 …
Read More »‘신곡 (La Comedia)’ – 단테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 (Durante degli Alighieri, 1265~1321), 생의 굴곡을 반영이라도 하듯 긴 이름을 가졌다. 단테는 1265년, 13세기 중반 북부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13세기의 유럽, 그 중에서도 피렌체는 인류가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던 흥미진진한 곳이었다. 봉건제도가 서서히 그 명을 다해가고 있었고 새로운 계급, 또 다른 힘이 사회를 움직이려 준비하고 있던 때였다. 십자군 전쟁 등 신의 이름으로 벌어진 전쟁에서 인간은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 사랑을 동시에 느끼던 시기였다. 과학과 미술 기법이 발달하고 고전에 대한 재해석이 봇물 같이 터져 나오던 때였으니 이웃나라 프랑스에서는 세기의 건축물 노트르담 대성당(1163~1250)을 완성하며 고딕 양식의 절정을 구가했고 미술에서는 피렌체의 조토 디 본도네가 명암과 단축법의 혁신을 이루며 후대 마사초와 레오나르도, …
Read More »‘군주론 (君主論)’ – 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만큼 후대 역사가의 평가가 극명한 사람도 드물 것 같다. 잔악한 군주의 교본을 만들어 백성과 인민들의 잠재적인 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아무도 얘기하지 않은 솔직함을 바탕으로 비도덕적 권력의지 표방한 첫 번째 근대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에 관한 사람들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주관의 영역이어서 옳고 그름을 가릴 시비의 대상은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혁명적인 발상을 세상에 내 놓았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혁명적인가? 그 이전의 시대까지만 해도 누구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것, 과감하게 악(惡)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가 절정에 달할 무렵의 사람이다. 역사학자 윌 듀란트에 의하면 “르네상스는 미술에 자신의 영혼을 바치고 작은 부분을 문학에, 철학에는 아주 조금 그리고 과학에는 가장 조금 영혼을 …
Read More »사기열전 마지막 이야기 _ 사성 사마천
“사람을 얻으면 모두 얻는 것이다.” 사기열전은 방대한 책이다. 요약하거나 간추리거나 요점만 정리할 수 없는 책이다. 그러나 책의 어디를 펴서 읽더라도 사람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고전이다. 사기열전은 하나같이 ‘사람’에 관하여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인재 등용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한 장면을 소개한다. 뛰어난 전략가 중의 한 사람에 한신(韓信)이라는 인물이 있다. 한고조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하게 될 때 이 사람의 힘을 빌지 않았다면 대업을 이루기 불가능했을 테다. 사마천은 사기열전 32편 ‘회음후 열전’에서 이 인물을 다루고 있다. 한신의 열전을 쓰기 위하여 사마천은 직접 그의 고향에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인물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에게도 ‘건달의 …
Read More »사기열전 _ 사성 사마천
그가 살았던 시대는 전환기였다. 최초의 통일 왕국 진이 무너지고 한이 세워졌으나 내우외환은 끊이지 않았다. 한은 전통적인 법치 국가를 표방했다. 한 비자의 법가 사상은 한의 사상적 줄기를 형성한다. 춘추전국 시대의 제자백가 사상을 뒤로하고 법률에 의한 국가 통치를 위해 한 무제(7대 황제)는 자신이 직접 선발한 인재를 등용하여 자신만의 관료 집단을 만든다. 당시 이 새로운 집단은 상황에 따른 개인적 판단이 중시된 예전의 통치방식 대신 엄격한 법률을 적용한다. 사마천은 이 시대의 관료였다. 하, 은, 주, 춘추전국, 진까지 이어오던 전통적 통치 방식과 한의 통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이러한 정치, 사상, 사회적 변화의 전환기에 사마천은 그의 역작 ‘사기(太史公書)’를 쓴다. 사마천은 10살 무렵 고문古文을 깨치고 10대 초부터 …
Read More »변신 이야기(Metamorphoses)
해외 생활은 늘 지독한 외로움과 함께 한다. 다른 언어로 인해 입은 다물어진다. 말을 하지 못해 혼자가 되고 혼자여서 외롭다. 그래서인지 유일한 대화 상대가 나 자신일 때가 많다.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다시 태어난다는 말은 옳다. 아마도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게 되고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알아가게 되니 말이다. 첫 번째의 생물학적 탄생과 두 번째의 상징적 탄생은 동일한 인간에게 나타나지만 전과 후는 완전히 다르다. 말하자면 인간은 어머니가 그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날에 단 한 차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으로 하여금 스스로 탄생해야 할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변신이야기’는 2천년 전, 바로 이 문제를 놓고 평생 골머리를 앓았던 오비디우스라는 로마 남자의 결론이자 역사적 ‘변신’에 …
Read More »‘아가멤논’ 그리고 ‘오레스테이아’
아가멤논은 고대 그리스의 왕이자 장군이다. 트로이 전쟁에 출정할 때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배 위에서 목 졸라 죽인 다음 신에게 바쳤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왔을 때, 딸을 죽인 남편에 대한 원한으로 싸여 있던 그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情夫 아이기스토스에 의해 죽었다. 목욕탕에서 긴 전쟁의 피로를 씻고 있을 때, 아내의 정부情夫가 아가멤논에게 그물을 씌워 꼼짝 못하게 했고 그의 아내는 청동 도끼로 그를 두 번 내리쳐 쓰러뜨린다. 쓰러진 후 다시 한 번 내리쳐 죽였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비극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아가멤논과 그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 사이에는 세 딸과 한 아들이 있었다. 큰 딸 이피게네이아는 아가멤논이 죽여서 제물로 바쳐졌다. 둘째 딸 엘렉트라는 …
Read More »‘그리스 비극’ 에 관하여
인류라는 종種의 전개는 강물처럼 흐른다. 부풀었다 터져버리는 작은 거품이 개인이요, 같이 흘러가는 강물의 대열이 동시대를 사는 인간이다. 시간은 늘 인간을 밀치고 자신의 길을 간다. 생각해 보면 산다는 것에 대해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것도 없는 것 같다. 인간의 삶은 굽은 물길을 돌고 돌아 기묘하게 전진하니까. 모두 태어나 죽는다는 불변의 조건 안에 사는 같은 운명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다르지 않다. 동시대를 사는 인간은 동서東西를 막론하는 하나다. 우리는 동양과 서양을 구분하려 들지만 자연에는 이분법이란 건 애초부터 없었으니 나누고 자르고 구분하는 일은 인간의 버릇이다. 이제라도 같이 섞고 합하여 한데 녹이는 일이 필요하겠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나드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이유다. 관자에서, 같은 시간 유라시아를 건너 그리스로 …
Read More »관자(管子), 인류 지혜의 웅덩이
‘관자’는 한 사람의 저작이 아니다. 관자는 관중 사후 각계각층의 사상가 집단이 700년에 걸쳐 편집된 정치철학서다. 춘추시대 재상이었던 관중에서부터 시작하여 전국시대를 오롯이 거치며 편집된 백과전서 격의 저작이라 보는 것이 옳겠다. 백성의 지지를 받고 융성했던 군주, 욕망과 분노를 관리하지 못하고 패망했던 군주, 사람을 잘못 써 벌어진 치명적인 일들, 사람 때문에 다시 일어난 국가 등 실제 사례를 통해 얻어진 금과옥조의 잠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따라서 ‘관자’에는 당시 인류의 모든 지혜가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간단히 말하면 마키아벨리도 울고 갈 군주 바이블이다. 관자는 철저하게 실용과 현실 위에 서있다. 인과 예를 통해 백성들이 알아서 기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어진 뜨뜨미지근한 철학도 아니요, 엄격한 법의 테두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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