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이 2026년 사회주택 15만 8,700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이는 전년 완공 물량의 약 1.5배에 달하는 야심찬 수치다.
그러나 공급 목표 달성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있다. 해당 주택이 입주민에게 어떤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현재 사회주택 공급의 주요 병목 요인으로는 장기 우대 대출 부족, 택지 및 인프라 확보 어려움, 수요자를 위한 복잡한 법적 절차 등 세 가지가 흔히 지적된다. 이 문제들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가 해소되더라도, 덜 논의된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사회주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저렴한 아파트가 반드시 저렴한 생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집이 너무 더워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거나, 버스 정류장까지 빗속을 수십 분씩 걸어야 하거나, 아이들이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 놀아야 하거나, 노인들이 불필요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면, 주택 구입에서 아낀 비용이 수년에 걸쳐 다른 지출로 소진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싱가포르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은 단순히 저렴한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통·녹지·상업·의료·교육 시설을 통합한 ‘자족형 커뮤니티(self-sufficient community)’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공공주택 정책을 발전시켜 왔다. HDB 단지는 지하철역이나 버스 환승센터와 직결되고, 단지 내에 시장·진료소·학교 등이 함께 배치되는 구조로 설계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사회주택 정책도 단순 공급 물량 확대를 넘어, 입주민이 일상에서 부담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호찌민(Hồ Chí Minh)시 등 대도시에서 추진 중인 사회주택 프로젝트의 경우, 대중교통 접근성과 편의시설 연계 여부가 실질적인 주거 비용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결국 베트남이 싱가포르 HDB 모델에서 얻을 수 있는 핵심 교훈은, 공공주택이란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설계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공급 목표 달성과 함께 설계 품질에 대한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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