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Biz Insight – 2027년 베트남 마케팅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지금 점검해야 할 6가지

한베 시장은 비슷해 보여도, 소비자는 다르게 움직인다.
광고를 성과로 연결하는 베트남 마케팅 마인드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과 만나면 대화는 대개 광고 채널에서 시작된다. 페이스북과 틱톡 중 어디에 예산을 더 써야 하는지, 어떤 인플루언서를 섭외해야 하는지, 얼마를 집행하면 매출이 나오는지를 먼저 묻는다. 그러나 이 질문들은 시장과 소비자가 정의된 뒤에야 답할 수 있다.
필자가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의 광고와 프로모션, 매장과 팝업, 유통과 이커머스를 함께 운영하며 확인한 사실은 분명했다. 광고 반응이 좋아도 매장을 찾을 이유가 없으면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방문이 늘어도 가격과 재고, 판매 방식이 준비되지 않으면 구매가 일어나지 않았다. 베트남 마케팅은 광고 집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2027년 계획을 세우는 기업이라면 광고 예산을 정하기 전에 시장을 해석하는 방식부터 점검해야 한다. 한국에서 성공한 경험을 어떻게 현지에 적용할지보다 베트남 소비자가 왜 이 브랜드를 알아야 하고, 어떤 이유로 선택할지를 먼저 찾아야 한다. 유사브랜드가 하니깐 우리도 해야한다는 식이라면 광고 마케팅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2027년의 과제는 새로운 채널을 하나 더 찾는 데 있지 않다. 흩어진 소비자 접점을 하나로 연결하고 각 접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베트남은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필자 역시 베트남 주재원으로 처음 부임했을 당시 빠른 경제 성장과 소비시장 확대를 보며 베트남을 ‘과거의 한국’ 과 유사한 시장으로 바라봤던 사람 중 하나였다. 베트남의 도시가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유통 채널이 등장하며 소비자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한국 기업은 자사가 한국에서 지나온 성장 경로를 베트남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성장의 순서가 비슷하다고 해서 소비가 형성되는 이유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소득 구조와 생활환경, 가족과 주변 사람의 영향, 브랜드를 접하는 채널과 신뢰를 확인하는 방식이 다르다. 한국에서 먼저 경험한 사업 노하우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지만 현지 소비자를 설명하는 답은 될 수 없다.
현장에서는 이 차이가 자주 드러난다. 한국에서 높은 인지도와 신뢰를 확보한 기업도 베트남에서는 이름조차 낯선 경우가 있다. 소비자가 한국에서의 성과를 인정하더라도 그 브랜드를 자신의 생활과 연결하지 못하면 구매할 이유는 생기지 않는다. 본사가 생각하는 브랜드의 위치와 베트남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위치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제품을 베트남 시장에 가져다 놓기만 하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게 현실이다.
한국에서의 성공은 베트남 진출의 자산이다. 다만 그 성공이 현지 소비자의 선택까지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좋은 제품이라 말하고, 고객은 필요한 제품을 원한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한국 기업도 있다. 경쟁력 있는 제품과 사업 모델을 갖췄음에도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베트남 소비자와 기업 역시 좋은 제품과 선진적인 시스템의 가치를 알고 있다. 품질이 우수하고 운영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설명도 이해한다. 문제는 이해가 곧 필요나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 기업의 소개 자료는 대체로 기능과 기술, 인증, 한국 내 실적에서 시작한다. 공급자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정보다. 그러나 소비자는 다른 순서로 판단한다. 이 제품이 어떤 상황에서 필요하고, 현재 사용 중인 제품을 바꿀 만큼 차이가 있는지, 그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충분한지를 먼저 생각한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구매에 있어서 많은 정보를 통해서 합리적인 구매를 더 선호한다.
기업이 말하고 싶은 장점과 소비자가 알고 싶은 이유가 어긋나면 설명을 늘려도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 접한 여러 프로젝트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본사는 제품의 우수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기능 설명을 늘렸지만, 소비자가 궁금해한 것은 그 제품이 자신의 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였다.
메시지를 기능 중심에서 사용 상황과 생활의 변화로 옮겼을 때 소비자는 비로소 제품을 자신의 문제와 연결하기 시작했다.
좋은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베트남 기업이 효율적인 제도와 문화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현재 조직에서 그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도입 비용과 변화의 부담을 감수할 만큼 문제가 절실한지가 결정 기준이다. 한국의 발전 경험을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 현지의 상황과 우선순위부터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

구매는 한 채널에서 끝나지 않기에, IMC전략이 절실하다

베트남 소비자는 한국 처럼 정보의 바다, 포탈 사이트없기에 여러 접점을 오가며 브랜드를 판단한다.
베트남 소비자는 하나의 정보 채널에만 의존하기보다 여러 접점을 오가며 브랜드를 판단한다. SNS에서 처음 본 제품을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나 사용자 후기로 다시 확인하고, 매장에서 직접 경험한 뒤 이커머스에서 가격과 혜택을 비교하기도 한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확인하며 다음 구매를 결정할 수도 있다.
광고 반응은 있는데 매출이 늘지 않거나, 인플루언서 콘텐츠의 조회 수는 높지만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광고비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제품의 필요성, 구매 경로와 현장 운영이 서로 연결되지 않은 구조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어느 플랫폼의 광고 효율이 가장 높은지만 묻는 방식으로는 실제 구매 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 콘텐츠 조회 수와 광고 클릭은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방문과 체험, 구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각 단계 사이에 소비자가 다음 행동으로 이동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실제 매장 운영에서는 SNS 반응이 늘어도 방문객 수가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광고는 브랜드를 알렸지만 매장을 찾아야 할 목적과 위치, 체험의 가치까지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매장 경험이 좋더라도 온라인에서 다시 정보를 찾거나 구매할 경로가 준비되지 않으면 관계가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난다.
마케팅 계획은 채널 목록이 아니라 고객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 소비자가 어디에서 브랜드를 발견하고, 무엇을 보고 신뢰하며, 어떤 경험을 거쳐 구매하는지를 먼저 그린 뒤 각 채널의 역할을 정해야 한다.
그래야 디지털 광고와 인플루언서, 이벤트, 매장과 이커머스가 서로의 성과를 이어받을 수 있다.

현지화는 ‘필요를 다시 정의하는 일’ 이다

베트남 사업의 시작은 베트남의 시장이 우선이 아니라, 문화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지화를 번역 작업으로 이해하면 캠페인은 빠르게 만들 수 있다. 한국어 문장을 베트남어로 바꾸고 현지 모델과 배경을 사용하면 겉모습은 현지 콘텐츠처럼 보인다. 그러나 표현만 바뀌고 메시지를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그대로라면 소비자의 반응도 달라지기 어렵다.
특히 한국어의 언어유희나 문화적 맥락에 크게 의존한 광고 카피는 베트남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의미와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 문장을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맥락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한국에서 유명한 모델이나 익숙한 문화적 표현도 베트남의 모든 소비자에게 같은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이미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와 사회적 맥락을 베트남 소비자가 공유한다고 전제하면 중요한 설명이 빠진다. 소비자는 광고를 보지만 브랜드가 왜 특별한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반대의 문제도 있다. 현지 반응만을 따라가다 보면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차별성이 사라지고 다른 현지 브랜드와 구분되지 않는 프로모션이 만들어진다. 브랜드의 본질을 지키는 일과 소비자의 언어로 다시 설명하는 일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현지화의 출발점은 번역할 문장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 소비자가 어떤 상황에서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정의하고, 그 상황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메시지와 인물, 채널과 경험을 선택하는 일이다. 본사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가 현지 소비자의 생활 안에서 의미를 얻을 때 현지화가 완성된다.

눈으로만 본 것은 능력이 아니라, 노하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베트남 진출 초기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한국인 마케팅 전략 담당자가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을 단순한 비용 집행 기능으로 바라보면 시장 진입 단계부터 브랜드 관점과 소비자 관점이 빠질 수 있다.
현지 마케터는 베트남 소비자의 문화와 언어, 채널별 반응과 구매 행동을 가까이에서 파악한다. 반면 한국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 본사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사업 목표는 한국 기업과 한국 마케터가 더 정확하게 이해한다. 현지에 대한 이해와 브랜드에 대한 이해는 서로 다른 전문성이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국 본사가 전략과 실행을 모두 주도하면 현지 소비자의 현실과 거리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현지 실행사에 모든 판단을 맡기면 브랜드의 배경과 본사의 의도가 일반적인 현지 프로모션으로 단순화될 수 있다. 따라서 양쪽의 관점을 해석하고 하나의 전략과 의사결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 통합 마케팅 관리 조직 또는 책임자가 필요하다.

현지 마케터의 한계도 개인의 역량이나 도전정신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시도에 필요한 의사결정권과 예산은 본사에 있지만 실패의 책임은 현지팀에도 돌아가는 구조라면, 실무자는 검증된 방식과 주어진 업무 범위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현지팀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려면 필요한 정보와 권한, 판단 기준과 함께 실패를 어디까지 감수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도 제공해야 한다.
베트남에서는 콘텐츠, 인플루언서, 미디어, 이벤트, 이커머스, 유통과 매장 운영을 서로 다른 부서나 업체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분야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업무의 세분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각 부서와 업체가 자신의 업무와 성과만 관리하면 실행은 많아져도 브랜드의 메시지와 목표는 흩어지게 된다.
실행 조직은 세분화할 수 있지만 전략과 성과까지 분리해서 관리해서는 안 된다. 이를 통합하는 조직이나 책임자가 없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각 실행사는 자신의 업무 범위만 설명하게 되고, 전체 성과에 대한 책임 주체는 불분명해진다. 이는 전략적인 마케팅 관리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 브랜드를 이해하는 전략 리더, 현지 소비자를 읽는 실무팀, 여러 고객 접점을 조정하는 통합 파트너가 하나의 목표와 성과지표를 공유해야 한다. 콘텐츠의 반응, 광고 성과, 매장 방문, 온라인 구매와 재구매가 각각의 실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고객 여정 안에서 연결돼야 한다.
ABLAB이 한국 기업의 광고와 리테일을 함께 운영하며 맡아온 역할도 이러한 연결에 있다. 시장 진입 단계에서 소비자의 필요와 브랜드의 현지 위치를 진단하고, 본사가 지켜야 할 기준과 베트남 시장에서 바꿔야 할 표현을 구분한다. 이후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오프라인 프로모션, 매장·유통·이커머스를 하나의 고객 여정으로 연결하고, 광고 이후 실제 방문과 구매가 막히는 지점까지 현장에서 함께 확인한다.
베트남 마케팅에 필요한 것은 모든 업무를 한 부서가 직접 수행하는 구조가 아니다. 전문 영역은 나누되, 전체 전략과 예산, 메시지와 성과를 하나의 기준으로 통합 관리하는 체계다.

광고회사 활용법

가끔 더러 마케터가 “광고하면 얼마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냐” 고 물어보거나 “매출 게런티 해달라” 는 경우가 있다. 광고회사는 광고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이며, 사업을 대신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다.
마케팅 성과를 이야기할 때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바라보는 기준이 다른 경우가 있다. 기업은 광고 집행 후 어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묻고, 광고회사는 광고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설명해야 한다.
매출은 제품 경쟁력과 가격, 재고, 유통, 영업, 고객서비스, 시장 상황과 광고가 함께 만든 결과다. 광고를 통해 고객을 매장이나 판매 페이지로 데려왔더라도 제품이 없거나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고 구매 경험이 불편하면 매출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광고회사가 성과와 무관한 제작 업체라는 뜻도 아니다. 광고회사는 시장과 소비자를 분석하고 타깃과 메시지를 정하며, 한정된 예산을 효과적인 접점에 배분해야 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전략의 적합성, 콘텐츠 반응, 미디어 효율, 유입의 질과 고객 행동에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성과를 높이려면 기업도 제품과 가격, 재고와 유통 정보를 광고회사와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 양측이 같은 고객 여정을 보고 광고 이후의 데이터를 함께 확인해야 문제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 광고 반응이 낮은 것인지, 반응한 고객이 구매 단계에서 이탈하는 것인지에 따라 해결 방법은 완전히 달라진다.

2027년 마케팅 계획을 세우기 전에 확인할 6가지 질문

이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한 뒤 2027년 마케팅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매체비만 늘리면 노출은 커질 수 있지만 시장에 대한 이해와 구매 가능성이 함께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고객의 필요와 이동 경로, 조직과 파트너의 역할을 먼저 정하면 같은 예산으로도 각 실행의 목적과 평가 기준이 분명해진다.
이 질문들에 내부적으로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기보다 현재의 시장 전략과 고객 여정을 먼저 진단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마케팅의 출발점은 광고 집행이 아니다. 한국 브랜드의 본질을 이해하는 시각과 베트남 소비자의 현실을 이해하는 시각을 연결하고, 본사와 현지팀, 실행 파트너가 하나의 목표 아래 움직이게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2027년의 성과는 광고비를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시장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흩어진 실행을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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