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학자 “혁신·기술 자립 갖춘 ‘건국 기업’ 육성해야 중진국 함정 탈출”

베트남 경제학자

씬짜오베트남 편집부 번역·정리
출처: Cafef
날짜: 2026. 9. 24.

베트남이 도이머이(개혁·개방) 40년을 맞아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위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 가공·조립을 넘어 기술 자립과 혁신 역량을 갖춘 ‘건국 기업(Doanh nghiệp Kiến quốc)’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베트남학술전문가협회(AVSE Global) 회장이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수석 연구원인 응우옌 덕 킝(Nguyễn Đức Khương) 교수는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NUS) 경영대학원 방문 등 해외 출장길에서 중동 정세 불안을 피해 기지를 이전하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연이어 만났다. 킝 교수는 베트남이 안정적인 거시경제, 높은 성장률, 풍부한 젊은 노동력 덕분에 매력적인 투자 후보지로 꼽히고 있으나, 정책 투명성과 인프라 등 경쟁력 측면에서 여전히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 밀려 투자자들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킝 교수는 베트남 민간 경제가 도이머이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2025년 정치국 결의안 제68호(68-NQ/TW) 등을 거쳐 민간 경제의 법적 지위가 강화된 가운데, 2025년 5월 기준 베트남 민간 기업 수는 94만 개, 개인 사업자는 500만 개를 넘어섰다. 민간 부문은 베트남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50%, 국가 재정 수입의 30% 이상을 담당하며 전체 고용의 82%를 창출하고 있다. 베트남 500대 기업(VNR500) 중 민간 기업 수도 2023년 기준 315개로 늘어났으며, 빈그룹(Vingroup), FPT, 호아팟(Hòa Phát), 타코(Thaco), 빈패스트(VinFast) 등 대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킝 교수는 베트남 경제의 구조적 약점도 함께 짚었다. 베트남 전체 기업의 97~98%가 중소·소상공인(SME)으로 구성되어 구조가 매우 파편화되어 있으며, 전체 수출액의 70% 이상을 여전히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과거 30년간 자국 기업이 수출의 60%를 주도했던 중국과 대조적이다. 또한 베트남의 연구개발(R&D) 투자는 GDP 대비 1% 미만에 불과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급망 연계가 약해 중간 허리 역할을 할 중간 규모 기업의 성장이 둔화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킝 교수는 세계은행(WB)이 제시한 ‘3I’ 프레임워크(투자 Investment, 기술 흡수 Infusion, 혁신 Innovation)에 ‘내부 역량(Inner Power)’과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를 더한 ‘5I’ 발전 모델을 제안했다. 기업이 단순 설비 투자를 넘어 경영 관리 및 ESG·디지털 전환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파트너와 공동 R&D 및 가치 창출에 나서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단기 수익을 노리는 부동산이나 금융 중심의 자금 흐름을 AI, 반도체, 고부가가치 제조업, 스마트 농업 등 기술 중심 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2030년이 이러한 전환의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며, 국가 전략에 부응해 기술 자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건국 기업’을 지속해서 배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역시 일관되고 투명한 법적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적 관계의 형사처벌화를 지양해야 하며, 한국의 재벌이나 일본의 케이레츠 모델을 무분별하게 복제하기보다 특혜 없이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건전한 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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