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해군이 이란의 위협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에 방어막을 구축하고 유조선 호위 작전을 펼치면서 해협 내 상선 운항 흐름이 대폭 회복되고 있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 분석업체 클레퍼(Kpler)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80% 이상이 오만 영해를 지나는 국제해사기구(IMO) 인증 남부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란의 미사일 및 무인기(UAV) 공격 우려로 해당 항로 이용이 거의 중단되었던 한 달 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클레퍼의 호마윤 파락샤히(Homayoun Falakshahi) 수석 원유 분석가는 선박 소유주들이 미 해군의 보호망을 더욱 신뢰하게 되면서 해당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은 지난 5월부터 유조선 호위 작전을 개시했으며, 7월 기준 미군 보호 아래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는 원유 수송량은 하루 약 500만 배럴에 달했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거나 주변으로 우회 수송되는 원유량이 하루 약 1,500만 배럴에 이르러 분쟁 이전의 하루 평균 2,000만 배럴 수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해양 분석업체 윈드워드(Windward)의 미셸 위세 복만(Michelle Wiese Bockmann) 분석가는 이란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남부 회랑이 매우 효과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했다.
미 중동작전사령부(CENTCOM)는 남부 항로 보호를 위해 함정과 헬기, 항공기 및 무인기·미사일 요격 무기 체계를 대거 투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해항 봉쇄 명령에 따라 오만만 일대에는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조지 H.W. 부시함 등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해 20여 척의 미 해군 함정이 전개되어 있다. 미군은 걸프 지역 파트너들과 공조해 매일 입출항 선박 목록을 작성하고, 야간에 유조선들을 대규모 선단으로 구성해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시차를 두고 남부 항로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매일 밤 15~20척의 유조선 통항을 지원하고 있다. CENTCOM은 현재까지 1,00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CENTCOM이 2주간 단행한 지속적인 공습으로 이란의 레이더 및 해상 감시 능력이 크게 약화된 점이 호위 작전의 위험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영국 해상무역경보센터(UKMTO)에 따르면 이란의 공격 타격률은 6월 남부 항로 통과 선박 15척 피격(선원 16명 부상, 2명 사망)에서 8월 오만 인근 1척 피격(1명 사망)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남부 항로 이용 선박에 대한 공격 강화를 위협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케르 갈리바프(Mohammad Baqer Qalibaf) 이란 국회의장은 지난 18일 미 해항 봉쇄 해제 등 6월 양해각서 공약이 이행될 때까지 해협은 닫혀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전히 대형 해운사들이 장기 휴전에 이르기 전까지 운항을 주저하고 있어 전체 통항량은 전쟁 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7월 19일 그리스 다이나콤(Dynacom)사 유조선 2척이 피격당하고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ADNOC) 유조선 18척이 공격을 받는 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또한 미군 역시 바레인 마나마의 주요 보급 기지 파괴로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섬까지 왕복 5일 이상을 이동해 물자를 보급받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카젬 가리바바디(Kazem Gharibabadi) 이란 외무차관은 호르무즈 해협이 영토 주장을 편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이나 무력 시위로 점령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