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가 7월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자 약 1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핀란드계 외국인 펀드 PYN 엘리트 펀드(Pyn Elite Fund)가 이를 ‘기괴한(Horrible) 7월’이라고 표현하며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28일 베트남 증권 및 산업계에 따르면 페트리 드링(Petri Deryng) PYN 엘리트 펀드 대표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7월에 주식 시장을 지켜보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휴가를 즐겼기를 바란다”며 예상치 못한 시장 폭락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 7월 22일 기준 PYN 엘리트 펀드의 월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9.6%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베트남 대표 지수인 VN-지수(VN-Index)는 10.3% 하락했다. 이는 펀드 설립 이래 7월 기준 최악의 성적이자,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손실 폭이다.
드링 대표는 올해 1분기 상장기업들의 눈부신 이익 성장과 상반기 베트남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락한 점에 대해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 하락세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투매 물량이 쏟아진 것이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펀드 측은 이번 매도세의 원인으로 대출 수요 증가에 따른 시중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예금으로의 자금 이동을 꼽았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및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그러나 드링 대표는 기업 실적이 성장하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장주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가령 펀드 주요 보유 종목인 모바일월드그룹(MWG)의 경우 과거 주가수익비율(P/E)이 20~25배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현재는 10배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한편 올해 6월 말 기준 PYN 엘리트 펀드의 운용 자산 규모는 8억 9,000만 유로(한화 약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펀드 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에는 사콤뱅크(STB), 오씨비(OCB), VIB 등 주요 은행주와 증권주, 베트남항공(HVN), 베트남공항공사(ACV), 화팟그룹(HPG), 모바일월드그룹(MWG), FPT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7월 들어 이들 대부분의 종목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