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역설…빈그룹 제외 시 연초 대비 5% 하락

베트남 증시 역설…빈그룹 제외 시 연초 대비 5% 하락

출처: Cafef
날짜: 2026. 7. 16.

베트남 주식 시장에서 상장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와 주가 흐름이 따로 노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베트남의 대형 자산운용사 비나캐피탈이 이는 여러 거시경제 변수가 투자 심리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17일 베트남 증권 업계와 비나캐피탈 발표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증시는 지수 흐름이 기업들의 실제 경영 성적표를 반영하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해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5억 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 났으며, 시가총액 비중이 큰 빈그룹 계열사 주식을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약 5% 하락한 상태다. 반면 호찌민증권거래소(HoSE) 상장 기업들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7% 급증했고, 2분기에도 15~20% 수준의 견조한 이익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견되어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주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딘 덕 민 비나캐피탈 수석 투자디렉터는 이러한 주가와 실적의 불일치가 복합적인 거시경제 악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올해 초 이후 베트남 국내 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약 200bp 상승하며 일부 시중은행의 수신 금리가 8~9%대까지 치솟자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대거 이동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베트남의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지난 5월 5.6%까지 치솟았다가 유가 하락에 힘입어 6월 4.7%로 다소 완화됐으나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도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베트남 주식 시장에서 약 80조 동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글로벌 자금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수혜국인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비나캐피탈 전문가들은 이러한 단기 변동성에 과도하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민 디렉터는 기업의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으며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의 내재 가치에 수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나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갈등 같은 악재들은 이미 현재 주가에 대부분 선반영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타이 광 쭝 비나캐피탈 투자디렉터 역시 현재 베트남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지수 방어가 특정 대기업 그룹주에 의존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해 해당 그룹주를 제외하고 시장 전체를 평가할 경우, 올해 베트남 증시의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약 9.3배까지 떨어진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비나캐피탈의 과거 통계에 따르면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낮을수록 향후 2~3년 주기의 투자 사이클에서 우수한 수익률을 거둘 확률이 배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쭝 디렉터는 5년에서 10년 이상의 장기 관점에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두 자릿수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시장의 비관론으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된 지금이 오히려 우량 기업의 주식을 꾸준히 모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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