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크롤 후 스스로 정신질환 진단…베트남 MZ세대의 ‘자가 낙인’

SNS 스크롤 후 스스로 정신질환 진단…베트남 MZ세대의 '자가 낙인'

출처: VnExpress Health
날짜: 2026. 7. 10.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정신 건강 관련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없이 스스로 특정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결론 내리는 이른바 ‘셀프 진단(Self-diagnosis)’ 트렌드가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해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정신의학계 및 현지 보건의료 당국 종합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에 거주하는 마케팅 직원 마이 안(25) 씨는 최근 스레드와 틱톡 등에서 우울증 및 불안장애 관련 숏폼 영상과 자가 진단 테스트를 접한 뒤 큰 불안감에 휩싸였다. 평소 직장 상사와의 회의 때 가슴이 뛰거나 밤에 쉽게 잠들지 못했던 경험이 정신질환의 확실한 증상이라는 온라인 콘텐츠에 설득됐기 때문이다. 카페인을 끊고 장거리 이동을 피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던 그는 결국 마이흐엉 정신과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학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가 과거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청년들이 마음의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도록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인식 제고’와 ‘무분별한 낙인(Self-labeling)’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으로 제작된 50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건강한 사람도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불면증, 과도한 생각(Overthinking), 집중력 저하 등을 심각한 정신질환의 징후로 단순화해 유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정신질환을 진단할 때는 국제 진단 기준(DSM-5 또는 ICD-11)에 의거해 환자의 성장 배경과 병력을 심층 면담하고, 갑상샘 질환이나 미량 영양소 결핍 등 신체적 요인을 배제하기 위한 정밀 검사를 복합적으로 거친다. 따라서 온라인상의 10개 문항 짜리 간이 테스트는 의학적 가치가 전혀 없다. 전문가들은 불안을 부추기는 알고리즘에 지속해서 노출될 경우, 사소한 신체 반응에도 과도하게 집착해 정상적인 생리 현상마저 증상으로 오인하는 ‘자기 암시성’ 신체화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베트남 현지에서는 중증 정신과 의약품은 엄격히 통제되지만, 뇌 영양제나 불안 완화 효과를 표방하는 건강기능식품, 출처 불명의 숙면용 한방 차 등은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오남용 위험이 크다. 검증되지 않은 자가 치료에 의존하다가 실제 질환이 있을 때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골든 타임’을 놓치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청년들이 비싼 사설 심리 상담 비용과 직장·학교 내 지원 체계 부족, “기분 탓”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가족들의 시선을 피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소셜미디어로 숨어드는 구조적 문제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의들은 일상적인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반응이 실제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판단되는 명확한 3대 지표를 제시했다. 증상의 강도가 매우 강해야 하고, 우울감의 경우 최소 2주 이상, 불안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직무 수행이나 대인관계, 위생 관리 등 기본적인 일상 기능이 마비되거나 자해 충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정신의학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발견해 불안감이 든다면 이를 전문의를 찾아갈 신호로 삼아야지, 결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상의 부정적인 감정을 무조건 병리화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자극적인 정신 건강 콘텐츠는 의도적으로 ‘관심 없음’ 설정을 하거나 시청 시간을 제한하는 등 심리적 방어벽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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