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출신의 크리스 퐁(Chris Fong) 셰프가 베트남의 역사와 길거리 음식 문화를 심층 연구해 호찌민시에 오픈한 레스토랑 ‘놈 다이닝(NOM Dining)’이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로부터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7일 글로벌 외식 업계 및 미쉐린 가이드 종합 보도에 따르면, 놈 다이닝은 최근 발표된 ‘2026 미쉐린 가이드 베트남’에서 올해 최고의 신규 레스토랑에 주어지는 ‘올해의 오픈(Opening of the Year)’ 상을 수상했다. 이 부문 상이 베트남에서 수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괄 셰프이자 공동 창립자인 크리스 퐁은 인터뷰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타이틀 자체가 아니라 베트남의 문화와 이야기를 국제적인 식객들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얻었다는 점”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싱가포르 태생인 퐁 셰프는 단순히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맛을 흉내 내는 대신, 베트남 요리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 수년간 문화적 가치사슬을 탐구했다. 어머니의 요리 방식과 동아시아 전역에서 쌓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음식을 단순한 조리 기술이 아닌 역사, 문화,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길렀다. 이러한 철학은 다양한 지역적 색채와 크메르, 참족, 화교 문화가 융합된 호찌민시의 문화적 다양성에 매료되어 이곳에 레스토랑을 여는 기폭제가 됐다. 레스토랑 이름인 ‘놈(NOM)’은 베트남의 옛 독자 문자인 ‘쯔놈’에서 따온 것으로, 소통을 넘어 정체성을 구축하려는 베트남인들의 창의성을 상징한다.
파인 다이닝을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퐁 셰프는 모든 요리의 영감의 원천이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이라고 단언했다. 대표적으로 중부 후에 지역의 전통 음식인 조개밥(Cơm hến)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코스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그는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베트남의 3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하노이의 분탕(닭고기 쌀국수), 중부의 미꽝(꽝남식 국수), 남부의 후티우(돼지고기·해산물 쌀국수)를 꼽으며, 각 음식에 담긴 유래와 풍습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진정성은 현지 시장에서도 통했다. 당초 고객 대부분이 외국인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전체 투숙객 및 식객의 30%에서 많게는 40%가 베트남 현지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퐁 셰프는 호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 베트남인 동료가 건넨 “중요한 것은 출신이 아니라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이다”라는 조언 덕분에 외국인 셰프로서 베트남 음식을 다루는 방어벽을 깨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놈 다이닝은 현재 미쉐린 스타(별) 획득을 위한 매커니즘을 가동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근간인 ‘베트남의 영혼’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