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벌의 70억 달러 규모 유조선 도박, 이란 분쟁으로 적중

한국 재벌의 70억 달러 규모 유조선 도박, 이란 분쟁으로 적중

출처: VnExpress VN
날짜: 2026. 7. 6.

세계 최대 규모의 유조선 선단을 확보하기 위해 약 70억 달러를 투자하며 국제 해운 업계의 의구심을 자아냈던 한국의 은둔형 재벌 정가현 장선해운(Sinokor) 회장의 과감한 베팅이 최근 발생한 이란 분쟁 정국과 맞물려 거대한 수익으로 돌아오고 있다.

6일 글로벌 해운 및 에너지 업계 종합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200만 배럴의 원유를 적재한 초대형 유조선(VLCC) ‘플라타 캐리어’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인도 선적지를 향해 출항했다. 이 선박을 비롯해 최근 몇 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10여 척의 유조선은 모두 장선해운의 실소유주인 정 회장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확보한 선단이다.

장선해운은 지난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에 걸쳐 약 7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집행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조선 선단을 쓸어 담았다. 당시 해운 업계 베테랑들은 유조선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경고하며 정 회장의 행보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으나, 그리스 선박 브로커 엑스클루시브(Xclusiv)의 분석 결과 장선해운은 현재 160척 이상의 유조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중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한 번에 2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으로, 전 세계 VLCC 선단의 약 10%를 장선해운이 지배하는 구조다.

이 대규모 자금의 핵심 가치사슬에는 세계적 컨테이너선사 MSC의 공동 창업자인 이탈리아 억만장자 잔루이지 아폰테 회장의 자본이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폰테 회장은 팬데믹 시기 컨테이너선 특수로 확보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장선해운의 지분을 인수하며 정 회장과 비밀 파트너십 매커니즘을 구축했다.

정 회장의 결단력은 올해 초 호르무즈 해협 위기 고조 정국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2월 장선해운 소유의 초대형 유조선 최소 6척이 화물을 싣지 않은 채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해 닻을 내리고 대기하기 시작했다. 이후 2월 28일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면서 중동 지역의 원유 저장 창고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장선해운은 유조선을 ‘해상 저장고’로 대여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당시 하루 용선료는 2025년 평균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50만 달러까지 폭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유류 운송 루트를 전면 재편했다. 중동발 공급망이 차단되자 아시아의 에너지 수요처들은 유럽과 미국산 원유를 공수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운임을 지불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선박 추적 기관 케플러(Kpler)의 지표에 따르면, 장선해운의 유조선들은 호르무즈 해협 안팎의 단거리 노선을 오가며 원유를 신속하게 환적해 아시아로 나르는 매커니즘을 가동하여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

업계에서 과시적인 성향을 보이는 다른 선주들과 달리 정 회장은 언론 노출을 철저히 기피하며 베일에 싸인 인물로 통한다. 1989년 한중 수교 흐름에 맞춰 부친이 설립한 장선해운을 물려받은 그는 유도 애호가로 알려져 있으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선주들과 소통하며 시장 움직임을 지율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피언리스(Fearnleys) 선박 브로커 관계자는 “장선해운이 글로벌 유조선 시장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게 되면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제는 시장 운임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기조가 조심스럽게 나타나고 있으나, 해상 운임은 여전히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쟁이 공식 종식되더라도 안전을 우려한 선사들이 우회 항로를 지속해서 택할 가능성이 커 유조선 공급 부족 정국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인도 동부 정유공장으로 향하기 위해 인도 남단 해역에 진입한 플라타 캐리어호의 행보처럼, 장선해운의 거대한 유조선 선단은 하반기에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며 정 회장의 판정승을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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