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비기고 튀니지를 완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핵심 수비수 이토 히로키(Hiroki Ito)의 독특한 하얀색 오른쪽 눈썹과 속눈썹에 얽힌 사연이 공개돼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베트남 스포츠 의학계 및 월드컵 일본 대표팀 미디어 캠프 공시 보도에 따르면, 이토 히로키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 2차전(네덜란드전 2-2 무, 튀니지전 4-0 승)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경기 내용 못지않게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오른쪽 눈썹 부위다. 과거 그가 눈썹에 밴드를 붙이고 나오거나 스타일을 위해 백색으로 염색했다는 루머, 혹은 2011년 뜨거운 기름이 얼굴에 튀어 생긴 흉터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토가 하얀 눈썹을 갖게 된 진짜 이유는 ‘백반증(Vitiligo)’ 때문이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 파괴로 인해 피부에 흰색 반점이 나타나는 비전염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미관상 변형으로 인해 환자들에게 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 팝스타 고(故) 마이클 잭슨이나 슈퍼모델 위니 할로우 등도 이 병을 앓은 바 있다.
이토는 지난 2024년 일본 스포츠 전문지 ‘넘버’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고 고백했다. 뺨에 생긴 흰 반점은 연고 치료로 사라졌으나 눈썹과 속눈썹의 멜라닌 색소는 돌아오지 않았다. 시력에 문제가 없어 부모님도 크게 개의치 않았고, 이토 본인 역시 타인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성장했다. 오히려 그가 세계적인 선수가 되면서 백반증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희망을 얻었다는 감사 편지를 수없이 받고 있다. 그러나 이토는 “누군가에게 억지로 희망을 주는 거창한 아이콘이 되기보다, 스트레스받지 않고 그저 나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덤덤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2018년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토는 나고야 그램퍼스를 거쳐 2021년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해 97경기를 뛰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4년 6월 약 3천500만 달러(한화 약 48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뮌헨에서의 첫 두 시즌 동안은 부상과 주전 경쟁으로 인해 31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국가대표팀에서는 2022년 6월 데뷔 이후 25경기에 출전하며 부동의 레프트백이자 센터백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번 2026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튀니지전 4골 대승을 견인한 이토와 일본 대표팀은 역사상 첫 8강 진출을 넘어 이번 여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질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