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은행권의 유동성 경색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공개시장운영(OMO)을 통한 대규모 자금 방출에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자금 부족 사태가 단기적 요인이 아닌 예금과 대출 간의 구조적 불균형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베트남 금융권 및 증권가 거시경제 분석 공시 보도 등에 따르면, 용베트남증권(VDSC)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초부터 이어지는 시중은행의 유동성 압박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나 환율 압박 등 대외적 변수보다 국내 예금 흡수력과 신용 성장세 간의 미스매치(불일치)라는 내부적 결의안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은행 간 시장에서는 익일물 금리가 세 차례나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 매커니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한 달간 중앙은행은 OMO 채널을 통해 3주 연속 순흡수 가이드라인을 가동하며 유동성 잔액을 기존 320조~330조 동에서 290조 동 미만으로 하향 조율했다. 비록 5월 마지막 주에 30조 7,000억 동을 다시 순공급하며 월말 잔액을 332조 동 수준으로 맞췄으나, 은행 간 익일물 대출 금리는 한때 7~7.6% 영역까지 치솟으며 자금난을 대변했다.
VDSC는 중앙은행이 OMO를 통한 유동성 지원 지표를 무한정 우상향하기 어려운 세 가지 한계점을 지적했다. 첫째, 현재 OMO 유통 규모는 잔액 기준 지난 고점(450조 동) 대비 330조 동 수준으로 크게 축소됐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기 위해 제공하는 담보 자산 한도 가이드라인을 거의 소진했음을 의미한다. 둘째, 자본 안전성 규제로 인해 신용만으로 대출받는 메커니즘이 원천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셋째, 정부 국채 보유 수익률이 마이너스 캐리(원가보다 낮은 수익)로 돌아서면서 시중은행들이 OMO 적격 담보 자산인 국채 보유 지표를 스스로 축소한 점도 자금 유입 경로를 차단하는 악재가 됐다.
통계 지표를 살펴보면 올해 5월 말 기준 베트남 전역의 신용(대출) 성장률은 연초 대비 5.71%를 기록한 반면, 자금 조달(예금) 성장률은 2.98%에 그쳐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제1금융권의 대출 잔액과 예금 잔액의 차이는 이미 2,500조 동(한화 약 136조 원)을 돌파했으며, 이에 따라 예대율(LDR) 지표는 2024년 말 106%, 2025년 말 109%에서 현재 약 115% 수준까지 치솟았다. 결국 OMO나 외환 스왑(FX Swap)과 같은 단기 처방은 은행들이 자체 자금을 조율할 수 있도록 시간만 벌어줄 뿐, 고질적인 예대율 불균형을 해소하는 근본적 결의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은행권 유동성 지표를 우상향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4대 동력으로 ▲가계 및 개인 사업자 세제 개편에 따른 장외 현금의 은행권 유입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3분기 말 수출 성수기의 기업 예금 전환 가이드라인 ▲VND 예금 금리(8~9%)와 미 연준 기준금리(3.5~3.75%) 간의 차이를 노린 외국인 직접투자(FDI) 자금의 환전 유입 ▲정부의 재정 집행 가속화에 따른 재정 자금의 시중 환류 메커니즘을 꼽았다.
당국은 단기적으로 국내 자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권(CD)이나 회사채 발행, 고비용의 해외 자금 조달 가이드라인을 가동함에 따라 당분간 대출 금리의 고공행진 지표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향후 유동성 흐름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종 변수는 환율 안정을 최우선 결의안으로 상정하고 있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행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