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수비 ‘콜 플레이’ 한 번의 실수가 부른 패배…홍명보호, 멕시코전 석패

출처: 연합뉴스
날짜: 2026. 6. 20.

골키퍼·수비 '콜 플레이' 한 번의 실수가 부른 패배…홍명보호, 멕시코전 석패
뜻하지 않은 단 한 번의 실수가 홍명보호의 ‘멕시코 사냥’ 게임 플랜을 통째로 그르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1승 1패(승점 3)가 된 한국은 2승(승점 6)의 멕시코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하며 32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는 유지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치른 통산 40번째 경기였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처음 본선을 밟았고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 출전 중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본선에서 승점 한 점도 따지 못한 유일한 상대가 멕시코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1-3,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1-2로 졌고, 이번에 0-1로 지며 멕시코전 본선 3연패에 빠졌다. 한 골씩 주고받았던 앞선 두 차례와 달리 이번에는 멕시코보다 한 개 많은 9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유효 슈팅에서 2-4로 밀려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LAFC)을 원톱에 놓고 2선에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PSG)을 배치한 3-4-2-1 전술로 멕시코에 맞섰다. 체코와의 1차전과 비교해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대신 김문환(대전)을 선발로 내세운 것 외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설영우(즈베즈다)와 김문환이 좌우 윙백,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가 중원을 맡았고, 스리백은 이기혁(강원)·김민재(뮌헨)·이한범(미트윌란)이, 골문은 김승규(도쿄)가 지켰다.

전반전 한국은 명확한 게임 플랜을 보여줬다. 최전방과 수비 라인 간격을 좁혀 ‘선수비 후역습’으로 멕시코 후방을 흔들었고, 중원 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가운데 이강인이 손흥민을 향한 위협적인 공간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전반 17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해 결정적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멕시코가 역대 월드컵에서 전반에 강했던 점을 고려한 홍 감독의 구상대로, 한국은 잘 짜인 조직력을 앞세워 전반을 0-0으로 막아냈다.

홍 감독은 전반을 마친 뒤 “위험지역에서 볼을 잃지 않는 전략을 썼고, 그러다 보니 롱볼 위주로 경기를 풀었다”며 “위험한 시간을 넘기며 준비한 것이 잘 나왔다. 이제 득점 기회와 슈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획은 후반 5분 만에 어긋났다. 상대의 측면 크로스를 이기혁이 헤더로 걷어낸 뒤, 페널티지역에서 높이 뜬 공을 김승규가 나와 잡아 착지하는 순간 이기혁과 겹치며 공을 흘렸고, 멕시코의 루이스 로모가 재빨리 차넣은 것이 결승골이 됐다. 단순한 공중볼 상황에서 골키퍼와 수비수의 ‘콜 플레이’가 엇갈린 실수가 하지 말아야 할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점 후 홍 감독은 체력을 많이 쓴 손흥민과 이재성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오현규(베식타시)를 투입하고, 좌우 윙백에 양현준(셀틱)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을 넣어 기동성을 더했다. 그러나 한국이 공세를 펴자 멕시코는 득점자 로모를 비롯한 공격진을 빼고 5백으로 전환해 철저히 빗장을 걸었다. 급해진 한국은 조규성(미트윌란)까지 투입해 측면 크로스에 의한 헤더를 노렸고, 조규성이 막판 헤더 슈팅으로 득점에 근접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혀 끝내 1골 차 패배를 떠안았다.

한편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오전 11시 기준 서울시 추산 1만8천 명의 붉은악마가 모여 무더위 속에 거리 응원을 펼쳤다. 시민들은 후반 실점에 탄식하면서도 “괜찮아, 아직 시간 많아”라며 서로를 다독였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는 아쉬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잘 싸웠다”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훈(48)씨는 “강팀 멕시코를 상대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다. 다음 경기 때도 응원하러 나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거리 응원 안전관리에는 체코전(526명)보다 늘어난 총 919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월드컵 본선 통산 40경기에서 8승 10무 22패(41득점 80실점)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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