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 자금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매도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자금이 호찌민증권거래소에 쏟아부은 순매수 규모만 280조 동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5일 베트남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베트남 국내 투자자들은 호찌민증권거래소에서 매월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총 70조 동에 육박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2022년 이후 누적 순매수액은 280조 동 이상으로, 이는 기업들의 신주 청약이나 지분 매각에 참여한 금액을 제외한 순수 장내 매수 금액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자금은 베트남 증시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면서 전체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인 12퍼센트대까지 추락했다.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었으며 일부 특정 종목에만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FTSE의 신흥시장 승격 확정 호재와 더불어 외인 자금이 조만간 순매수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여기에 소매, 금융, 보석 등 다양한 분야의 우량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어 장기 박스권에 갇혀 있던 베트남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 드래곤캐피탈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베트남 내 기업공개 총규모가 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으며 대형 유통 기업인 DMX가 그 서막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기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검증된 수익성과 자산 구조,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주주 친화적인 지배구조 등 우수한 질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베트남 종합지수가 역사적 고점 부근인 1천800 포인트를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장 주식의 70퍼센트 이상이 주가수익비율 10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지 투자기관들은 대다수 종목이 과거 경제 위기 당시에 준하는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가총액의 30퍼센트 가까이를 차지하는 빈그룹 계열사 주식들이 급등하면서 전체 지수가 높아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FTSE 신흥시장 승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국유기업 구조조정, 지연된 부동산 프로젝트 규제 완화 등 다양한 개혁 조치를 단행하고 있어, 향후 시장 유동성이 추가로 개선되고 미반영된 정책 수혜가 점진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