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은행에서 동일한 금액과 만기로 정기예금을 가입하더라도 적용받는 금리가 연 6.5%와 연 8.5%로 무려 2%포인트 가까이 차이 나는 현상이 발생해 예금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억 동을 예치했을 때 누군가는 650만 동의 이자를 받는 반면, 다른 사람은 850만 동을 챙기는 셈이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 차이다.
3일 베트남 금융권과 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고시 금리와 실제 적용 금리가 다르게 운용되는 이른바 ‘금리 격차’ 현상이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예금 상품의 본질적 차이와 은행의 비공개 우대 정책을 꼽았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금융 상품의 종류에서 발생한다. 예컨대 연 6.5%의 금리를 받은 가입자는 중도 해지가 비교적 자유롭고 만기 시 이자를 한 번에 수령하는 일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반면 연 8.5%의 고금리를 적용받은 가입자는 일반 예금이 아닌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약정 기간 내 중도 인출 조건이 까다롭고 엄격한 대신, 일반 예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자금이 묶이는 대가로 더 높은 이자 마진을 챙기는 구조다.
오프라인 창구와 전담 직원을 통한 비공개 우대 금리(일명 고무줄 금리) 매커니즘도 원인이다. 최근 많은 은행이 공식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고시하는 금리 외에, 영업점 창구 직원이나 자산관리 전담 직원(PB)의 권한으로 추가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가 직원을 통해 직접 상담을 진행할 경우 전용 추천 코드나 특별 조달 프로그램이 적용되어 고시 금리보다 1.0~1.5%포인트 높은 금리를 안내받기도 한다.
아울러 예치금의 스케일에 따른 ‘계단식 금리 체계’도 영향을 미친다. 은행들은 조달 자금 규모를 키우기 위해 예치 금액이 10억 동, 30억 동, 50억 동 등 일정 기준을 넘어설 때마다 고시 금리에 0.1~0.5%포인트를 얹어주는 특판 지침을 상시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예치 시점과 영업점별 한도 책정 등 타이밍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자금 조달이 급한 은행들은 며칠 또는 몇 주 간격으로 금리 가이드라인을 수정한다. 특히 지점별로 부여된 우대 금리 한도(쿼터)가 남아있을 때는 지점장 전결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만, 한도가 소진되면 우대 혜택이 즉시 종료된다. 이 때문에 가입 시점과 방문 매장에 따라 실제 수령 이자가 달라지게 된다.
한편, 올해 초부터 시중은행들의 수신 금리 경쟁이 과열되면서 공식 고시 금리는 연 6.5~7.0% 수준에 머물렀음에도 수면 아래선 연 8~9%대 고금리 상품이 변칙 유통되자 중앙은행(SBV)이 직접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4월 9일 시중은행장들을 소집해 기업과 주민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규 6개월 이상 만기 예금 금리를 인하하라는 행정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4월 중순 한때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금융기관들이 이 지침을 어기고 은밀하게 수신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이에 중앙은행은 지난 5월 14일 지역본부를 통해 일제 행정 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5월 21일에는 공식 공문을 발송해 금리 인하 지침을 이행하지 않고 편법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사법적 경고를 날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