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강자 ‘하이퐁항(PHP)’, 강제 이전에 빛바랜 왕좌…4천200억 동 프로젝트로 탈환 성공

항만 강자 '하이퐁항(PHP)', 강제 이전에 빛바랜 왕좌…4천200억 동 프로젝트로 탈환 성공

출처: Cafef
날짜: 2026. 6. 1.

과거 도심 개발과 강제 이전 여파로 후발 주자들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던 베트남 북부 항만 업계의 ‘노장’ 하이퐁항 주식회사(PHP)가 4조 2천억 동(한화 약 2천27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신항만 프로젝트를 앞세워 하이퐁 지역 왕좌를 화려하게 탈환했다.

2일 아시아상업은행증권(ACBS) 리서치 보고서와 현지 해운·항만 업계에 따르면, 하이퐁항(PHP)은 지난해 2025년 말 락 huyên(Lạch Huyện) 심수신항 내 3·4호 부두를 전격 가동하면서 총 항만 처리 능력을 32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까지 끌어올려 하이퐁 지역 처리량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지난 1874년 설립되어 무려 1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하이퐁항은 과거 껌(Cấm)강 상류에 위치한 호앙지에우, 쭈베, 탄부 부두를 중심으로 북부 항만 물류를 독점하던 절대 강자였다. 그러나 글로벌 물류의 중심축이 선박 대형화에 발맞추어 강 하류와 바다에 인접한 심수항으로 이동하고, 특히 도심 재개발 마스터플랜에 따라 핵심 기지였던 호앙지에우 부두를 강제 이전하게 되면서 점차 후발 주자들에게 밀려 선두 경쟁력을 상실해 왔다.

반전의 계기는 과감한 심수항 투자가 마련했다. PHP는 자사 지분 51퍼센트와 글로벌 터미널 리미티드(Global Terminal Limited S.à r.l)가 합작해 설립한 ‘TIL 하이퐁 국제항만유한회사(TIL)’를 통해 지난해 2025년 5월 락후옌 심수신항 3·4호 부두를 전격 개항했다. 1단계에만 총 4조 2천억 동이 투입된 이 메가 프로젝트는 가동 첫해부터 곧바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PHP의 강력한 차세대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신규 부두 가동 효과는 올해 2026년 1분기 실적에서 폭발적으로 증명됐다. PHP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퍼센트 급증한 745억 동을 기록한 반면, 매출 원가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영업 효율성이 극대화됐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무려 114퍼센트 폭증한 311억 동을 기록했다.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핵심 동력은 합작법인 TIL로부터 유입된 인프라 및 장비 대여 매출과 지분법 이익이다. 조사 결과 TIL이 PHP 실적에 기여한 지분법 이익은 지난해 2025년 한 해 동안 14억 동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분기에만 무려 43억 동을 기록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기세를 몰아 PHP는 올해 2026년 연간 매출 목표치를 전년 대비 28퍼센트 증가한 3조 4천950억 동, 세전이익은 역대 최고치인 1조 5천200억 동(21퍼센트 증가)으로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 따르면 특히 인프라 및 장비 임대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28퍼센트 폭증한 676억 동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어 회사 성장의 가장 단단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대형 지배구조 개편 호재도 대기 중이다. 현재 PHP는 국영 베트남해운공사(Vinalines·지분 보유 법인 MCK: MVN)가 지분의 92.56퍼센트를 과도하게 독점하고 있어 상장사임에도 주식 유통 물량이 부족해 공공 주식회사 요건을 일시적으로 미달한 상태다. 하지만 모기업인 비나라인스(MVN)가 수년 전부터 추진해 온 공공 지분 매각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만간 PHP 보유 지분을 65퍼센트 수준까지 낮추는 구체적인 민영화(국가 자본 철수) 로드맵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국가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 시장 내 실제 유통 주식(프리 플로트) 비율이 높아져 주식 거래량과 청산 가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대형 기폭제다. 실제로 모기업인 MVN 주가 역시 지분 매각 계획이 구체화된 올해 1월 10일 직후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ACBS는 현재 PHP의 기업 가치가 동종 업계 평균 대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PHP의 주가수익비율(P/E)은 약 12.5배로 항만 업계 평균인 13.58배보다 낮다. 주가순자산비율(P/B) 역시 1.93배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장기 안정적 성장을 구가 중인 제마뎁(GMD)이나 다낭항(PDN) 등 경쟁사들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거시 정책적 순풍도 불고 있다. 정부 건설부와 해양청은 올해 2월 1일부터 락후옌 신항과 남부 까이멥-티바이 항만의 컨테이너 하역료 하한가 가이드라인을 약 10퍼센트 전격 인상했다. 이번 단가 인상 조치는 항만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토대로 인프라 재투자, 첨단 크레인 장비 도입, 디지털 전환(DX) 스마트 항만 구축에 나설 수 있는 단단한 재정적 기초 체력을 다져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단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항만의 대외 하역 요금은 여전히 싱가포르나 홍콩 등 주변국들에 비해 훨씬 저렴해 글로벌 선사들에 대한 물류 경쟁력은 확고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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