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개인 에어컨까지…인도 종교 지도자 영상 봤더니

 폭염에 개인 에어컨까지…인도 종교 지도자 영상 봤더니

출처: Yonhap News
날짜: 2026. 5. 21.

역사적인 폭염이 강타한 인도에서 흰색 옷을 입은 한 백발의 남성이 걷기 시작하자, 남성 네 명이 커다란 대형 가전제품을 밀고 끌며 분주하게 뒤를 따르는 기이한 영상이 포착됐다. 네 남성이 필사적으로 움직이며 이동시킨 물체의 정체는 다름 아닌 대형 이동식 에어컨이었다.

22일 튀르키예 온라인 매체 하베를레르(Haberler)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냉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인용 대형 에어컨을 수행원들에게 밀게 하며 사원을 방문한 인도의 한 종교 지도자 영상이 전 세계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이 종교 지도자가 사원 내부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사원 직원과 수행원 여러 명은 그의 발걸음과 동선에 맞춰 에어컨의 방향과 위치를 수시로 바꾸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또 다른 직원은 구루의 주변에서 파리나 벌레를 쫓으려는 듯 연신 수건을 공중에 휘두르며 부채질을 해댔고, 그 뒤로는 수많은 신도가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며 행렬을 따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종교 지도자는 사원 내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자신의 전용 에어컨과 함께 유유히 사원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현지인들의 거센 비판을 유발한 영상 속 주인공은 스스로를 ‘신의 대리인’이라 칭하는 인도 힌두교 지도자(구루) 람팔 마하라지(Rampal Maharaj·74)로 확인됐다. 과거 살인 및 신도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오던 그는 지난달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자마자 이 같은 행보를 보였다.

구루 람팔은 지난 2014년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을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경찰의 추적을 받았다. 당시 경찰이 그를 체포하기 위해 사원으로 진입하려 하자, 그를 맹신하는 신도 1만 5,000여 명이 인간 방패를 구축하고 화염병과 총기 등을 동원해 집단으로 격렬하게 저항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과 아기를 포함해 총 6명이 숨지고 400명이 넘는 신도가 현장에서 체포되는 등 인도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현지 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번에 확산한 영상이 가혹한 폭염 속에서 민생고에 시각을 다투는 일반 인도 서민들의 삶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종교 지도자를 비롯한 인도 특권층의 초호화 생활방식과 비이성적인 우상화 논란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카스트 신분제 질서가 여전히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인도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직자(브라만) 계급이 최상위층으로 분류돼 사회적 감시망에서 비껴가기 쉽다는 비판도 함께 제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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