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이 오는 6월 1일부터 친환경 연료 전환과 화석연료 의존도 낮추기를 골자로 한 바이오 가솔린 ‘E10’을 전국적으로 전면 도입한다. 이에 따라 에탄올 제조, 농산물 공급망, 정유 유통 및 물류를 아우르는 산업 전반의 지형 변화와 함께 대형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E10은 기존 휘발유 90%에 바이오 에탄올 10%를 혼합한 친환경 연료다. 베트남 증시와 관련 업계 분석에 따르면 기존 RON95와 RON92 휘발유가 모두 E10으로 대체될 경우, 현지 바이오 에탄올 수요는 연간 100만~150만㎥ 규모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간 수요 부족으로 가동률이 낮았던 둥꽐, 빈프억, 동나이, 꽝남 등지의 에탄올 생산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에탄올의 주원료인 카사바(타피오카)와 옥수수를 재배·가공하는 농산물 업계도 직간접적인 수혜 대상이다. 그동안 베트남 카사바 산업은 중국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으나, 내수 에탄올 시장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대규모 소비처를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주요 수혜 기업으로는 꽝나이농산물식품(APFCO·종목코드 PF)이 꼽힌다. 이 회사는 꽝나이, 자라이, 꼰뚬, 닥농 및 라오스 남부 지역에 연간 60만t 규모의 카사바 가공 공장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9만 2,000t의 카사바 전분과 1만 1,807㎥의 에탄올을 생산한 이 회사는 올해도 에탄올 생산량을 1만 2,000㎥ 수준으로 유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유통 시장에서는 이미 인프라를 구축한 대형 정유사들이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에탄올은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 고도의 저장 시설과 혼합 기술이 필수적인데, 자본력이 부족한 소형 주유소에 비해 대기업들이 물류와 마진 확보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최대 정유 유통사인 페트로리멕스(Petrolimex)의 응우옌 꽝 중 부총감독은 이미 지난 4월 말부터 E10 판매를 시작해 이달 중순 기준 전체 주유소의 80%에 공급을 완료했으며, 오는 20일까지 모든 가맹점의 전환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트로리멕스는 수요 폭증에 대비해 이미 주요 항구와 혼합 기지에 4만㎥에 달하는 에탄올 비축 물량을 확보했다.
또 다른 정유 대기업인 PVOIL 역시 전국 1,000여 개 직영 및 가맹 주유소에 E10 공급 체계를 가동했다. PVOIL은 자체 기술 지침서를 배포하는 한편, 연간 혼합 생산 능력을 400만㎥까지 끌어올려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
다만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단기간에 급증하는 에탄올 수요를 국내 생산량만으로 충당하지 못할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노후 차량의 엔진 호환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도 숙제다. 이에 대해 당국은 이미 미국, 브라질, 유럽 등에서 수년간 검증된 연료이며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차량과 완벽히 호환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