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영화, ‘안방 대세’ 넘어 세계 무대 도전…태국 추격하며 동남아 2위 등극

베트남 영화, '안방 대세' 넘어 세계 무대 도전…태국 추격하며 동남아 2위 등극

출처: Tuoi Tre News
날짜: 2026. 5. 6.

베트남 영화 시장이 팬데믹 이후 아시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시아 2위 시장으로 올라섰지만, 내수 시장의 성공이 국제적 위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내강외약(內剛外弱)’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베트남 영화계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 박스오피스 총 매출은 5조 5천930억 동(한화 약 2천9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세계 시장 순위에서도 20~25위권에 진입한 수치다. 특히 자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상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인 태국의 경우, 2025년 영화 ‘할머니가 죽기 전 억만장자가 되는 법’이 전 세계 129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어 7천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아카데미 시상식 예비 후보에 오르는 등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 역대 최고 흥행작인 쩐 탄(Tran Thanh) 감독의 ‘마이(Mai)’나 ‘버니!!(Bunny!!)’ 등은 해외 매출이 150만~200만 달러 수준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주로 해외 교민 사회를 중심으로 소비되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영화 산업이 단기적인 국내 수익 회복에 집중하면서 예술적 실험이나 국제적인 보편성을 갖춘 기획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롬(Rom)’이나 ‘조상의 나무 위(Inside the Yellow Cocoon Shell)’ 같은 독립 영화들이 칸, 베니스, 부산 등 주요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젊은 감독들의 역량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술 영화들이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외면받고 있으며, 이를 지원할 체계적인 펀드나 국제 배급 전략이 부재해 감독들이 고립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베트남 영화 평론가 레 홍 람(Le Hong Lam)은 “베트남 영화 시장은 1990년대 ‘인스턴트 누들 영화’ 시대와 유사한 급성장기를 겪고 있다”며 “트렌드만 쫓는 단기적 투자에서 벗어나 한국의 ‘한류’나 태국의 ‘공포물’ 같은 독보적인 장르 전략과 장기적인 글로벌 배급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베트남 영화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시장 수성’과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장기적 투자’라는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관객을 사로잡는 것을 넘어, 전 세계가 귀를 기울일 만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할 때 비로소 베트남 영화가 진정한 성숙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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