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중동 분쟁으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손실이 미국 국방부가 공식 발표한 수치의 4배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미국 납세자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6일 이란 외무부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도박으로 미국이 직접 입은 손실은 지금까지 1천억 달러(한화 약 136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펜타곤이 발표한 공식 추정치인 25억 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간접적인 손실은 이보다 훨씬 크다며 “미국 가계당 월평균 500달러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라 ‘이스라엘 우선주의’일 뿐”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란 측은 주장의 근거로 미국 내 설문조사 결과와 경제 지표를 인용했다. 갤럽의 4월 조사에서 미국인의 55%가 재정 상태가 나빠졌다고 답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공공 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선 상태다.
앞서 펜타곤의 고위 관계자인 줄스 허스트는 지난달 29일 대이란 군사 작전 비용으로 약 250억 달러가 소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1년 예산과 맞먹는 수준으로, 대부분은 탄약 구입비로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수치에 중동 내 파괴된 군사 시설의 복구 비용까지 포함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설전 속에서도 이란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골람호세인 모세니 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은 “우리는 어떤 형태의 전쟁도 환영하지 않으며 전쟁이 계속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워싱턴과의 협상 용의를 밝혔다. 다만 그는 “어떤 강요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원칙과 가치를 포기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며 강경한 입장도 동시에 내비쳤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8일 발효된 위태로운 휴전 협정 이후 단 한 차례의 협상만 가졌을 뿐, 대화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하고 있고,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사령관으로부터 추가 군사 행동 계획을 보고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