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중앙은행(NHNN)이 은행 및 외국계 은행 지점의 안전성 비율과 한도를 규정하는 현행 시행령(Circular 22/2019)을 대체할 새로운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의 단순한 지표를 정교화하고 국제 기준인 바젤III(Basel II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금융권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예대율 지표의 전환이다. 초안은 기존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LDR)’을 ‘자금 조달 대비 신용 공여 비율(CDR)’로 대체하도록 했다. 단순히 예금과 대출의 범위를 넘어 기업용 채권 투자와 부외 약정 등을 신용 공여에 포함하고, 예금 외의 다양한 자금 조달원까지 계산식에 넣겠다는 취지다. 다만, 신용 공여 비율의 최대 한도는 현행과 같은 85%를 유지하기로 했다.
국가재무부(Treasury) 예금의 계산 방식도 조정된다. 당초 현행 규정은 2026년부터 국가재무부 정기 예금을 조달 자본 계산에서 완전히 제외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초안은 해당 정기 예금의 80%를 자본으로 인정해주는 완화책을 제시했다. 이는 은행권의 급격한 유동성 경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바젤III 기준인 레버리지 비율(LEV),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을 새로운 안전성 지표로 명문화했다. 레버리지 비율은 은행 시스템의 과도한 부채 축적을 제한하기 위한 지표로, 위험 기반 자본 규제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이중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제도다.
유동성 관련 지표인 LCR과 NSFR은 오는 2028년 1월 1일부터 모든 은행에 의무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준비가 된 은행은 시행령 발효 즉시 중앙은행에 신청하여 조기 도입할 수 있다. 조기 도입을 원하는 기관은 두 비율 모두 100% 이상의 최소 기준을 즉시 충족해야 하며, 독립 회계법인의 확인서와 내부 통제 기관의 적정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유동성 리스크 관리 규정도 강화했다. 각 은행은 내부 통제 규정에 따라 리스크를 식별, 측정, 감시 및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중앙은행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베트남 은행 산업이 국제적 표준에 발맞추고 잠재적인 금융 위기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행 경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