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해상서 이란 ‘유령 선단’ 포착…신호 끄고 수백 건의 해상 환적

동남아 해상서 이란 '유령 선단' 포착…신호 끄고 수백 건의 해상 환적

출처: Cafef
날짜: 2026. 4. 30.

말레이시아 연안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려는 이란산 원유의 핵심 환적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백 척의 유조선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위치 신호를 껐다 켜는 수법을 사용하며 은밀하게 원유를 실어 나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NN 등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협과 인접한 말레이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이른바 ‘항만 외곽 제한 구역(EOPL)’이 이란의 불법 원유 수출을 돕는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되고 있다. 해상 추적 데이터 분석 결과, 대형 유조선들이 이곳에서 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차단한 채 배와 배 사이에서 직접 기름을 옮겨 싣는 ‘해상 환적’을 빈번하게 수행하고 있다.

추적 보고서의 중심에는 최근 미군에 의해 나포된 대형 유조선 ‘MT 티파니(Tifani)’호가 있다. 이 선박은 지난 1년간 이란과 싱가포르 인근 해역을 오가며 수시로 위치 신호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또 다른 유조선인 ‘마초 퀸(Macho Queen)’호와 해상에서 원유를 주고받았으며, 이후 해당 원유를 실은 선박은 중국으로 향하다가 신호가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반이란 단체인 ‘핵무기 없는 이란을 위한 연대(UANI)’의 자료를 보면, 이란의 이른바 ‘유령 선단’ 활동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 21일까지 EOPL 구역에서만 최소 250건의 해상 환적이 포착됐으며, 2025년 한 해 동안에는 수백 건에 달하는 불법 거래가 이루어졌다. 위성 관측의 한계를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해상 저장은 이란에 전략적 완충 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보텍사(Vortexa)와 케플러(Kpler)는 이란이 지난 2월 기준으로 동아시아 해상에만 역대 최대치인 1억 9,100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대중국 수출량을 하루 평균 110만 배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가 국제 기준물인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0달러가량 저렴하게 거래되지만, 최근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이란이 한 번의 해상 환적만으로도 수천만 달러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감시가 까다로운 동남아 공해상을 무대로 한 이란의 ‘기름 세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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