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교육을 받지도, 취업 훈련에 참여하지도, 일하지도 않는 이른바 ‘니트(NEET)족’ 청년들이 급증하며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2026년 1분기 발표에 따르면, 15~24세 사이의 ‘삼무(三無)’ 청년은 전국적으로 16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청년 인구의 11.4%를 차지하는 수치다. 청년 9명 중 1명꼴로 미래를 향한 동력을 잃은 채 불확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의지 문제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일자리 수급 불균형에서 기인한다. 대학 졸업 후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들은 기업이 요구하는 ‘경력직 같은 신입’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힌다. 하노이에서 광고 회사에 다니다 퇴사한 23세 하 흐엉 씨는 “기업들은 젊은 인재를 원하면서도 최소 2년의 경력을 요구한다”며 “대학 시절부터 실무를 경험하지 못한 신입생들이 갈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구직 실패의 반복은 청년들을 방 안에 고립시키고 심리적 무기력감에 빠뜨려 악순환을 형성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다. 2023년 조사 기준, 메콩 델타 지역의 니트족 비율이 23%로 가장 높았으며, 홍강 델타 지역이 15%로 가장 낮았다. 경제 통계 전문가들은 “니트족의 비율은 노동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층의 특징을 반영한다”며 “이들은 구직 의욕은 높지만 실무 경험과 기술이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해 교육과 노동 시장 모두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도 니트족 문제는 심각한 화두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26년 고용 및 사회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니트족 청년은 약 2억 5,700만 명(20%)에 달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은 단순 사무직이나 비숙련 노동을 대체하며 니트족 청년들에게 더욱 가혹한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태국(12.8~15%), 인도네시아(17~18%), 필리핀(12~13%) 등 인근 국가들이 유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노동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조기 진로 분기점 마련과 실무 중심의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학교와 기업 간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역량에 맞는 직업 훈련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기력한 반복에서 벗어나기 위해 22세의 나이에 다시 법학 전공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로 한 응우옌 타이 씨의 사례처럼, 실패를 용인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