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의 신흥시장 승격 로드맵이 본격화되면서 정기 주주총회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기업의 내실과 경영 수준을 증명하는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하투타인(Ha Thu Thanh) 베트남 사외이사협회(VIOD) 의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주주총회를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인 의장은 과거 한 은행 주주총회에서 발생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주 의장이었던 은행 경영진은 단 1,000~2,000주를 보유한 소액 주주가 발언권을 신청하자 “그 정도 주식으로 무슨 목소리를 내느냐”며 면박을 주었다. 이에 해당 주주는 “주식 수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 회사의 주인이며, 우리의 목소리는 경청되어야 한다”고 당당히 맞섰다. 결국 경영진은 주주의 날카로운 질문에 직접 답변해야 했고, 현장의 다른 주주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타인 의장은 “주주총회 문화는 주주가 자신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가지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며 “기업은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나 배경에 상관없이 그들을 진정한 주인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자료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회피하지 않고 진솔하게 답변하는 것이 ‘품격 있는’ 주주총회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주주총회를 위한 네 가지 기준으로 타인 의장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꼽았다. 첫째, 단순한 실적 보고를 넘어 기업의 비전과 전략이 담긴 콘텐츠의 질이다. 둘째, 이사회의 책임 있는 설명 능력과 전문성이다. 셋째, 지속 가능한 경영(ESG)에 대한 기업의 의지다. 마지막으로, 주주총회를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신뢰를 갱신하는 하나의 ‘축제’와 같은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운영 방식이다.
특히 지난 4월 8일 FTSE가 베트남의 신흥시장 승격을 공식 발표한 이후, 글로벌 투자 펀드들은 베트남 기업들을 더욱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타인 의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주총회는 기업의 내부 역량을 평가하는 가장 직접적인 ‘창’이다”라며 “이사회가 Ban điều hành(집행부)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경영 능력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주주들과 정직하게 소통하는지가 기업 평가의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타인 의장은 주주총회에서 제공하는 호텔 식사나 기념품보다 주주들이 가져갈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기업에 대한 확신과 신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가 방어적인 자세를 버리고 주주와 대화의 장으로 나설 때, 주주들은 기업의 홍보대사가 되어 평판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