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AI 시대에 수학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학 현장의 수학 교육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호찌민시 국가대학교에서 열린 ‘기술 시대의 수학 교수법’ 세미나에 참석한 부 하 반(Vu Ha Van) 교수(홍콩대 교수 겸 빈유니(VinUni) 빅데이터 연구소장)는 현대 수학 교육의 문제점과 혁신 방향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부 하 반 교수는 수학이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이자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고도의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은 단순한 계산 공식의 모음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며, 수학적 사고력이 AI와 빅데이터 시대에 필수적인 기초 과학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와 젠슨 황(NVIDIA CEO)의 조언을 인용하며 “AI 시대에는 프로그래밍 기술보다 수학과 물리학 같은 기초 과학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코딩을 대신하는 시대가 오더라도, 그 기저에 깔린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부 하 반 교수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 대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수학 교육의 문제점으로 ‘학점 이수를 위한 요식 행위’를 꼽았다. 그는 “대학 교육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교재는 낡았으며, 이론 전달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 달을 배워야 겨우 이해할 수 있는 난해한 이론 중에는 NASA에서 일하지 않는 한 평생 쓸 일이 없는 내용도 많다”며 “반면 투자와 금융 등에 필수적인 분산 이론 같은 기초적인 수학 개념에 대해서는 정작 실무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빈IF의 AI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지원자들은 명문대에서 높은 수학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무 투입 전 기초 과목을 4개월간 재교육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부 하 반 교수는 AI, 데이터 사이언스, 머신러닝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수학 교육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선언했다. 그는 교재의 현대화와 교수법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제언하며, “무엇을 바꿔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호찌민시 자연과학대학교 당 득 쫑(Dang Duc Trong) 교수는 “교수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증명하며 해답이 없는 문제에 도전해 보는 ‘학습의 주도권 이양’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과정만이 실제적인 연구 역량을 형성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