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한 호찌민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두고 지하철로 몰리고 있다. 13일 호찌민 메트로 운영사에 따르면, 이번 주(월~목요일) 메트로 1호선 이용객 수는 직전 기간(3월 2~5일) 대비 24.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폭등이 시민들의 발을 묶었다. 지난 3월 5일 이후 베트남 정부는 총 5차례에 걸쳐 연료 가격을 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4차례의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가장 대중적인 RON95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만 151동에서 현재 2만 5,575동(약 0.97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며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처하자 국제 에너지가가 급등한 결과다.
호찌민 1호선 메트로는 벤타잉 시장 인근 중앙역에서 수오이띠엔 역까지 총 19.7km를 운행한다. 2024년에 확정된 요금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오토바이나 차량 유지비 부담을 느낀 시민들에게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호찌민 화물운송협회는 “연료비 상승으로 회원사들의 운송 비용이 20~25%가량 폭증했다”며 물류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최근 메트로 1호선을 현재 건설 중인 롱타잉(Long Thanh) 국제공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긴급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유가 불안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공공 교통망을 공항까지 연결함으로써 도시 물류와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시 관계자는 “기름값 상승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며 “늘어난 수요에 맞춰 열차 운행 횟수를 조절하고 이용객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안보 위기가 지속될수록 호찌민의 오토바이 중심 교통 문화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