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 다낭과 인접한 꽝남성에서 일가족이 전통 발효 생선 요리를 나눠 먹은 뒤 어린이 3명이 치명적인 보툴리눔(Botulinum) 중독 의심 증세로 병원에 실려 갔다. 이 중 한 명은 혼수상태에 빠져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다낭 산부인과·소아과 병원과 북부 꽝남 산악지역 종합병원에 따르면, 최근 지에찌엥(Gie Trieng) 소수민족 가족 6명이 집에서 만든 발효 생선을 함께 먹은 뒤 사고가 발생했다. 당일 오후부터 복통과 구토,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 어린이 3명이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다.
가장 상태가 심각한 15세 소년은 입원 당시 혼수상태였으며 호흡 곤란과 동공 확장 증세를 보였다. 의료진은 즉시 기관 내 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는 등 집중 소생술과 혈장 교체술을 시행했다. 나머지 7세와 11세 아동들 역시 근육 약화, 눈꺼풀 처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다낭으로 이송되어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이들이 먹은 ‘잉어 발효 요리’에서 발생한 보툴리눔 독소를 중독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툴리눔 독소는 산소가 없는 밀폐된 환경에서 증식하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늄 균이 만들어내는 치명적인 신경 독소다. 근육 마비와 호흡 부전을 일으키며, 제때 해독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지에찌엥족의 전통 음식인 잉어 발효 요리는 잉어와 소금, 쌀가루 혹은 옥수수가루, 고추 등을 섞어 항아리에 넣고 약 7일간 밀폐해 만든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혐기성 환경이 독소 생성의 온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툴리눔 해독제(BAT)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가격이 비싸 베트남 내에서도 비축량이 매우 적다. 현재 각급 병원은 해독제 확보를 위해 긴급 공조 체제를 가동 중이다.
과거 2023년 3월에도 꽝남성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10명이 중독되어 호찌민 초라이 병원 의료진이 해독제를 들고 긴급 투입된 사례가 있다. 보건당국은 “지역 전통 음식이라 하더라도 안전하게 조리되지 않은 발효 생선 섭취를 절대 삼가야 한다”며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부패 징후가 있는 음식, 야생 버섯 등 독성 위험이 있는 식재료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