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Gym – 시설은 좋은데 더운 24시간 헬스장… 웅반키엠 지점 체험기

지난 2월 19일 새벽 3시. 호찌민시 옛 빈탄군(Binh Thanh) 웅반키엠(Ung Van Khiem) 거리 58D번지. 3층 건물 전체에 불이 환하게 켜진 ‘The New Gym’이 보였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날, 새벽 운동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출입 QR코드를 생성하고 출입문 리더기에 갖다 댔다. 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리셉션 데스크는 텅 비어 있었다. 1층 탈의실에도, 2층 운동 공간에도 직원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새벽 시간대 헬스장엔 나를 포함해 4~5명의 회원만이 묵묵히 운동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운동한 지 어느덧 4개월. 처음엔 저렴한 가격에 끌려 등록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헬스장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1층: 주차는 편하지만 탈의실은 불편
1층은 주차장과 탈의실, 샤워실이 함께 있다. 오토바이 주차는 무료지만 야외라 비 오는 날은 불편하다. 탈의실은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다. 하지만 좌석이 턱없이 부족하다. 피크타임엔 서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락커는 충분한 편이지만 10시 이후엔 화장실이 잠긴다는 게 황당했다. 새벽이나 늦은 밤 운동 후 샤워하려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건도 제공하지 않아 항상 개인 수건을 챙겨야 한다.

2층: 유산소는 풍부, 머신은 기다려야
2층에 올라가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낮엔 그렇다. 문제는 밤이다. 밤 10시 이후로는 에어컨이 없다.
2층은 절반이 유산소 구역, 절반이 머신 웨이트 구역으로 나뉜다. 러닝머신만 20대가 넘는다. 사이클, 일립티컬까지 합치면 유산소 기구만 40대는 족히 될 것 같다. 베트남에서 이 정도 유산소 기구를 갖춘 헬스장은 흔치 않다. 머신 웨이트 구역엔 체스트 프레스, 숄더 프레스, 레그 프레스 등 기본적인 머신들이 갖춰져 있다. 기구 상태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각 머신이 1~2대밖에 없어서 사람이 많은 피크타임때는 이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3층: 프리웨이트의 천국
3층이 이 헬스장의 진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덤벨은 2kg부터 50kg까지 2kg 단위로 빼곡히 정리돼 있다. 바벨, 이지바, 케틀벨, 배틀로프, 플라이오 박스, 샌드백까지. 프리웨이트를 즐기는 사람에겐 천국이다.
문제는 단 하나. 스쿼트 랙이 1개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능성 트레이닝 공간은 넓고 쾌적하다. 요가 매트, 폼롤러, 메디신볼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스트레칭이나 코어 운동하기 좋다.

오후 6시의 악몽, 새벽 2시의 천국

이 헬스장은 시간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오전 10시~오후 3시: 쾌적함의 정점. 사람이 거의 없다. 원하는 기구를 마음껏 쓸 수 있다. 에어컨도 시원하게 잘 나온다. 이 시간대에 운동할 수 있다면 이 헬스장은 천국이다.
오후 5시~8시: 회사 퇴근 시간과 겹치면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2층 유산소 구역은 거의 모든 머신이 사용 중이고, 3층은 더 심각하다. 사람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 할 정도로 붐빈다. 이 시간대엔 운동보다 대기가 더 길다.
오후 10시 이후: 사람은 줄지만 다른 문제가 생긴다. 에어컨이 약해지거나 아예 꺼진다. 선풍기만 돌아가는데, 호찌민의 열대 기후에서 이건 고문이나 다름없다. 땀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운동 시작도 전에 이미 땀범벅이다.
새벽 12시~6시: 에어컨은 없지만 사람이 없어 쾌적하다. 열대 기후에 적응된 사람이라면 선풍기만으로도 견딜 만하다. 스쿼트 랙도, 벤치도 마음껏 쓸 수 있다. 단, 새벽 6시 전엔 에어컨이 완전히 꺼져 있으니 각오해야 한다.

에어컨 문제, 심각하다

공식 웹사이트엔 “첨단 냉방·환기 시스템이 이상적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고 써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밤 10시가 넘으면 에어컨 바람이 눈에 띄게 약해지고 선풍기만 돌아가는데, 운동 중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3층 프리웨이트 존은 답답함이 극에 달한다. “24시간 운영”이라지만, 에어컨까지 24시간 가동되는 건 아니다. 조명도 절반 정도는 꺼져 있어 어두컴컴하다. 음악도 나오지 않는다. 이게 비용 절감 차원인 건 이해하지만, 운동하는 입장에선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한여름 밤 운동 후엔 탈의실 바닥이 땀으로 미끄러울 정도다.

청소는 낮에만, 관리는 없다

낮 시간대엔 청소 직원이 있다. 바닥을 닦고 기구를 소독한다. 하지만 저녁 이후엔 청소 인력이 없다.
밤 11시쯤 운동하다 보면 바닥에 땀이 그대로 고여 있는 걸 자주 본다. 벤치도 땀으로 젖어 있다. 물론 회원들이 쓰고 나서 닦아야 하지만, 다들 잘 안 지킨다. 관리 직원이 없으니 단속도 안 된다.
락커룸 상태도 시간대별로 천차만별이다. 낮엔 깨끗한데, 밤엔 바닥이 젖어 있고 휴지가 떨어져 있어도 그대로다. 핸드솔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응급상황? 당신 몫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건 안전 관리다.
구글 리뷰를 보다가 충격적인 사례를 발견했다. 한 회원이 갑자기 쓰러져 20분간 호흡곤란을 겪었는데, 응급 대응이 전혀 안 됐다는 것이다. 직원도 없고, 응급 버튼도 없고, 구급상자도 없었다. 다른 회원들이 직접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프리웨이트 존에서 사고가 나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스쿼트 중 허리를 다치거나, 벤치 프레스 중 바벨이 가슴에 떨어지는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

외국인 등록, 여전히 까다롭다
단기 체류 외국인들 같이 베트남 번호가 없는 경우에는 웹사이트 가입부터 진입장벽이 높다.
일일 이용권(Day Pass)이 없다. 무조건 월 단위 등록을 해야 한다. 베트남 전화번호가 필수다. 외국 신용카드는 결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현금을 받긴 하지만, 그러면 할인 혜택이 사라진다.
구글 리뷰를 보니 여권 사진도 앱에서 인증이 잘 안 된다는 불만이 많았다. 관광객 입장에선 “그냥 다른 헬스장 가지, 뭐” 할 만하다.

그래도 가성비는 인정

6개월 동안 이용하면서 불만이 많았지만, 그래도 가성비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6개월 회원권(290만 동·약 14만원)을 끊었다. 월 약 1만6000원꼴이다. 한국 같으면 주차비도 안 되는 돈이다. 이 가격에 200개 넘는 운동 기구, 러닝머신 20대, 24시간 출입, 무료 물과 주차를 제공한다.
낮 시간대에 운동할 수 있는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라면 정말 훌륭한 선택이다. 쾌적한 환경에서 마음껏 운동할 수 있다.
밤에만 운동할 수 있는 직장인이라면? 에어컨 문제와 혼잡도를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가격 대비론 여전히 나쁘지 않다.

About chaovietnam

chaovietnam

Check Also

Golf Column – 매너리즘

골프를 시작한지 거의 40년이 다 됩니다. 중간에 한 6년정도 쉰 적이 있으니 그것을 감안해도 30년은 …

답글 남기기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