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2007년부터 약 20년간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행정 관리 기구를 공식 해체하고,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 중심의 위원회에 민간 행정권을 이양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과의 전쟁 명분을 차단하고 가자지구의 전후 재건 및 민간 행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국 전환 카드로 풀이된다.
7일 중동 정세 및 카이로 외교가 종합 보도에 따르면, 이스마일 알타왑타 하마스 공 báo 정부 책임자는 이날 하노이 시간 기준 성명을 통해 “행정부를 이끌어온 비상대책위원회의 모하메드 알 파라 위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가자지구 행정권을 ‘가자 관리를 위한 국가위원회(NCAG)’로 인계하는 공정을 촉진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전격 해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는 지난 2007년 대립 관계인 파타(Fatah) 정파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이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독점적 통치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마스 대변인 하젬 카셈은 “하마스는 더 이상 가자지구의 행정 관리를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가혹한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적대 세력에게 어떠한 빌미도 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NCAG가 신속하게 행정 가치사슬을 접수하기를 기대하며, 하마스는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모든 행정적 책임을 조건 없이 이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확약했다. 앞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정파 간 회동에서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으며, 다른 정파들 역시 NCAG의 실질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라며 환영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의 전후 민간 행정을 담당할 NCAG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기술관료 알리 샤아트가 이끌고 있다. 이 위원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하여 지난해 10월 체결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이행 가이드라인에 따라 출범한 ‘평화위원회’의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조직됐다. 그동안 이스라엘 당국의 진입 반대로 인해 가자지구 외곽에 임시 거점을 두고 활동해 왔으나, 이번 하마스 행정 기구 해체로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각 정파는 카이로에서 중재국들과 함께 휴전 2단계 이행을 위한 막바지 조율 공정을 진행 중이다. 1단계 조치에 따라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전원을 석방하는 대신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을 석방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단계적 철수를 골자로 하는 2단계 전환 정국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 달간 가자지구 내 군사적 점령지를 전체 면적의 70% 수준까지 확대한 상태다.
전후 가자지구의 통치 체제 수립 지표는 휴전 2단계 진입을 가로막는 최대 방어벽으로 작용해 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권력 복귀를 전면 거부하는 한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직접 관할하는 방안에도 반대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어 테크노크라트 중심의 NCAG가 새로운 대안 매커니즘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