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아버지와 새엄마의 손에 맡겨졌던 7세 소년이 학교에 등교한 직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카이런 호먼 실종 사건’이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 중 하나로 남아있다.
사건은 지난 2010년 6월 4일 오전,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스카이라인 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당시 2학년이던 카이런 호먼(Kyron Horman)은 자신이 정성껏 만든 빨간눈나무개구리 모형을 가지고 학교 과학 박람회에 참석했다. 새엄마인 테리 바스케스(Terri Vasquez)는 카이런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본 뒤, 오전 8시 45분경 아이가 교실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학교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이런은 끝내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고, 담임교사는 오전 10시 정각에 카이런을 결석 처리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오후 3시 30분경 스쿨버스 정류장으로 마중을 나갔던 친아버지 케인(Kaine)은 아들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자 그제야 학교에 연락을 취했고, 아이가 온종일 등교하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카이런은 당일 오후 3시 45분에 공식 실종 신고되었다.
사건 당일 학교는 과학 박람회로 인해 학부모와 외부인 등 300여 명이 넘는 인파로 북적였고, 별도의 출입 통제 시스템도 없었다. 실종 당일 밤에만 1,300여 명의 인원이 투입되어 오레곤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전이 펼쳐졌으나 카이런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9일 후,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실종에서 형사 범죄 수사로 전환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모든 의혹의 화살은 새엄마인 테리를 향했다. 카이런의 친어머니인 데지레 영(Desiree Young)은 평소에도 테리가 상습적인 거짓말을 일삼았으며, 카이런이 새엄마와 함께 있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수사 과정에서 진행된 두 차례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테리는 모두 ‘거짓’ 반응이 나왔다. 테리는 한쪽 귀의 청력 이상과 극심한 심리적 피로를 핑계로 세 번째 조사를 거부했다.
테리가 밝힌 실종 당일의 행적 역시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추적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특히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90분간의 행적에 대해 명확한 소명을 하지 못했다. 더욱이 테리가 친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카이런에 대한 강한 증오심을 표출하며, 아이 때문에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 불행해졌다고 원망한 내용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해 6월 말, 경찰은 테리가 실종 사건 발생 5개월 전인 2010년 1월, 자신의 집 정원사에게 1만 달러를 주며 남편 케인을 살해해 달라고 청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 케인은 즉시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했다.
이후 친어머니 데지레는 2012년 테리를 상대로 1,000만 달러 규모의 민사 소송을 제기하며 카이런의 행방을 밝히라고 압박했으나, 수사 기밀 유지를 위해 소를 취하해야만 했다. 테리는 2016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은 카이런의 실종과 무관하며 아이가 유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리는 현재까지도 이 사건의 공식 용의자로 기소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25년 오레곤주 경찰 당국은 카이런 호먼 사건의 수사 기록을 전면 재정리하고 디지털화하여 타 수사기관과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카이런의 생사나 행방을 찾을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