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국민 운동화 브랜드로 알려진 ‘지어이 트엉딩(Giầy Thượng Đình)’이 하노이 도심의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공장 부지를 떠나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를 건설한다. 한때 베트남 신발 시장을 독점했던 이 회사는 만성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9일 트엉딩 슈즈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트엉딩 슈즈는 지난 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하노이 탄쑤언(Thanh Xuân)군 응우옌 짜이(Nguyễn Trãi) 277번지에 위치한 공장을 닌빈성 동반(Đồng Văn) 산업단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공장 이전은 이달부터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공장이 떠난 3만 6,000㎡ 부지에는 총사업비 약 9조 9,070억 동(한화 약 5,35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복합 단지가 들어선다. 이 단지는 25~40층 높이의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 상업 시설, 그리고 8~12층 규모의 연립 학교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트엉딩 슈즈는 이번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2억 1,650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약 2조 1,650억 동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번 증자에는 베트남 건설업계의 큰손인 비나코넥스(Vinaconex)와 안뀌흥(An Quý Hưng) 홀딩스 등 5개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해 부동산 개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1957년 설립된 트엉딩 슈즈는 파란 줄무늬가 그려진 천 운동화로 90년대 베트남 시장을 풍미했던 대표적인 향토 기업이다. 1980년대부터 동유럽과 유럽연합(EU)에 수출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2000년대 들어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최근 10년 중 7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약 387억 동의 순손실을 냈다.
회사 측은 올해 신발 생산 목표를 지난해보다 33% 줄인 39만 켤레로 하향 조정하고 매출 목표 역시 400억 동으로 낮춰 잡았다. 신발 제조 부문이 위축되는 가운데, 도심 공장 부지 개발을 통해 기업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