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의 한 서향 부지에 지어진 3층 규모의 빌라가 곡선형 외벽 구조를 활용해 열대 지방의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바람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독특한 건축 해법을 제시해 화제다. 12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이 빌라는 135㎡ 대지 위에 연면적 350㎡ 규모로 지어졌으며, 일반적인 상자형 구조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곡선 블록을 겹친 외관이 특징이다.
설계팀은 서향 집의 최대 단점인 오후의 강한 열기를 제어하기 위해 입면의 열림과 닫힘 비율을 정밀하게 계산했다. 회색 벽면을 기본으로 부식된 금속 느낌의 특수 도장을 포인트로 활용해 재질의 대비를 강조했으며, 외벽의 굽이치는 곡선은 단순히 미적인 요소를 넘어 외부의 바람을 집 안으로 유도하는 ‘바람 트랩’ 역할을 한다.
집의 중심부에는 수직으로 관통하는 천창(보이드)을 배치해 자연광이 전 층에 고르게 퍼지도록 했다. 1층은 앞마당에서 시작해 천창 아래 거실로 이어지는 개방형 구조를 채택해 낮 시간 동안 조명 없이도 충분한 밝기를 유지한다. 거실 소파는 곡선형 벽면에 맞춰 배치됐으며 따뜻한 노란색 톤의 조명과 매립형 LED로 공간의 깊이감을 더했다.
주방은 1층 측면을 따라 효율적으로 배치됐으며 목재 수납장과 흰색 대리석 상판을 조합해 깔끔함을 강조했다. 식사 공간은 아치형 벽면 안쪽에 자리 잡고 수공예 라탄 조명을 설치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1층 뒤편에는 옥외 수영장이 마련됐는데, 청록색 모자이크 타일과 석재 벽면이 어우러져 도심 속 리조트 같은 느낌을 준다.
각 층을 잇는 계단은 빛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가느다란 흰색 철제 난간과 목재 손잡이를 사용했다. 침실은 하단 LED 조명이 내장된 목재 침대와 황금빛 특수 도장 벽면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상층부 발코니에는 라탄 의자와 대형 화분을 배치해 도심 전경을 즐기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건축 전문가는 “서향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곡선이라는 건축적 장치로 해결한 점이 인상적”이라며 “건물 곳곳에 배치된 화단과 식물들이 미세 기후를 조절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집은 기능적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조형미를 살린 현대적 주거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